모든 시민은 기자다

'인사 개입' vs. '권유일 뿐'... 논란 휘말린 장하성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인사 놓고 '설왕설래'... 국민연금, 6일 재공모 절차 돌입

등록|2018.07.06 18:30 수정|2018.07.06 18:30

▲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자료 사진). ⓒ 남소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인사 추천 개입 논란에 휘말렸다. 청와대는 6일 장 실장의 직접적 인사개입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청와대는 일각에서 나오는 장 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 제기에 대해 "장 실장이 (특정인을 사장에) 지원하라고 전화로 권유했다"며 일부 수긍하면서도, 이는 인사 개입이 아닌 덕담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자리가 있으니 인사에 지원해보라고 권유했을 뿐, 이후 인사 과정에서는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인사 개입이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이다.

▲ '중앙일보'는 지난 5일부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인사 추천 개입 의혹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 중앙일보PDF


이 논란은, 지난 2월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공모에 지원했다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중앙일보>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부터 시작됐다(7월 5일 보도).

곽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CIO(최고투자책임자) 공모 시작 전인 1월 말, 장하성 실장이 제게 전화해 지원을 권유했다"라며 "내가 탈락한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 월권 논란' 기사를 통해 김 이사장이 곽 전 대표를 4월 말 만나 내정자로 대우했다며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이 CIO 전형 진행 중에 곽 전 대표에 사실상 내정을 통보했다"라고 보도했다. 장하성 실장·김성주 이사장 모두 사실상 곽 전 대표를 내정했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5일 청와대가 '장하성 인사 개입'을 부인하자, 곽 전 대표는 5일과 6일 재차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반박했다. "(장 실장이 제게) '일단 인사수석실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이 '저와 장 실장님은 곽 사장님을 계속 밀었다. (그러나) 위에서 그런 (탈락)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라는 이야기다.

곽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김성주 이사장은 "자천타천, 누구든 추천할 순 있지만 인사권자는 저(연금공단 이사장)다. 이사장인 제가 결정한다"라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김 이사장은 6일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곽 전 대표와 만난 것을 시인하면서도 "청와대 인사 개입은 없고, 코드인사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4월 말) 공모 절차가 거의 끝나가던 시점, 최종 후보로 압축된 3명 후보자를 다 만나보고 싶었고 유력 후보라고 생각해 (곽 전 대표를) 만나자고 했다" "(그러나) 곽 후보는 7대 비리와 관련한 중대한 흠결이 있었다. 인사검증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고위공직자 관련 7개 인사검증 기준을 제시, 후보자가 여기에 해당할 경우 임용을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7대 기준은 ▲ 병역 기피 ▲ 세금 탈루 ▲ 불법적 재산증식 ▲ 위장전입 ▲ 연구 부정행위 ▲ 음주 운전 ▲ 성범죄 등이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곽 전 대표는 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통과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국당 "장 실장 개입은 월권·국정농단, 파면해야"... 국민연금, 6일 재공모

▲ 6일 국민연금공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기금이사 공모 소식을 알렸다. ⓒ 국민연금공단 갈무리


청와대는 5일에 이어 6일도 인사 개입이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때도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앞서 국민연금공단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의혹을 받았다. 삼성이 박근혜 전 대통령-측근 최순실씨 등에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던 차였다. 이와 관련해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이 이 합병에 찬성하게끔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로 기소됐고,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합병에 찬성해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로 기소돼 재판 1·2심에서 혐의가 인정됐다(관련기사: '삼성' 뇌관 건드린 검찰, 국민연금 수사서 주목할 네 가지).

6일 자유한국당은 당 원내대책회의·논평 등을 통해 장하성 실장의 파면·사퇴를 주장했다. 윤영석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합법적인 공모절차를 무시한 장하성 정책실장의 개입은 월권이자 국정농단"이라며 "장 실장의 인사개입(설)을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이면 일벌백계 차원에서 장 실장을 파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승희 원내부대표도 "장하성·김성주가 부적절한 개입을 시인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장하성 실장은 이날 오전 열린 청와대 현안점검회의에 불참했다. 현안점검회의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주재, 당일 언론보도 기사 등 현안을 점검하는 자리다. 장 실장이 이날 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국민연금 인사 개입 논란 때문이 아니냐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용본부장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이후 현재까지 공석인 상태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날 홈페이지에 기금이사 추천위원회 명의로 '기금운용본부장 공개모집'을 공고, 6일부터 오는 19일까지 2주간 후보자 지원서를 접수한다고 알렸다.

[관련 기사]
청와대 문책성 인사? 장하성 "정부 흔들려는 이들의 해석"
장하성 정책실장 사표설에 청와대 "근거없는 오보"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