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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분노조절장애' 김성태, 물러날 때까지..."

"엽기공포영화 수준", "정치생명 연장 기도" 비난... 재선의원 7인 성명서도 발표

등록|2018.07.13 16:50 수정|2018.07.13 16:50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이제는 무서워서 의총장 가기도 힘들다. 막장을 넘어서, 엽기·공포영화 수준이다. 저를 상대로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건 거의 분노조절장애가 아닌가?"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날(12일) 의원총회 상황을 전하면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다시 촉구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권한대행이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호가호위한 세력들이 한국당의 쇄신과 변화를 흔드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기고만장한 모습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누가 여우냐"라고 발끈했다.

6.13 지방선거 참패 후 1개월 동안 당 수습방안 등을 놓고 5번의 의총을 열었지만, 갈등과 분란만 거듭하고 있는 한국당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김 권한대행이 당 수습방안으로 제시했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여부도 막판까지 삐걱대고 있다. 당 혁신비대위준비위원회(위원장 안상수)가 전날 5명의 비대위원장 후보를 압축했지만, 여전히 당내에선 '김성태 거취'만 거론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오는 17일 전국위원회 성원 및 비대위 추인 가능성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김성태, 본인 명예 위해 스스로 거취 결정하라"

김진태 의원은 이날 김 권한대행을 "거의 분노 조절 장애"라고 비난했다. 12일 의원총회에 대한 얘기였다. 김 권한대행은 당시 자신의 사퇴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의원들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김 권한대행이) 장시간 동안 분노를 폭발하면서 주먹을 휘둘렀다"라면서 "같은 동료 의원들이 제발 내려오시라고 끌어당겼다. 거의 공포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논란이 된 같은 당 심재철 의원과 김 권한대행 사이의 언쟁과 관련해서도 "이 정치판에는 위 아래도 없나"라며 '김 권한대행의 잘못'이라고 평했다.

심 의원은 지난 의총 당시 김 권한대행에게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이에 김 권한대행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2013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성의 누드사진을 보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노출됐을 때 (출당 요구를) 막아주지 않았느냐"라며 "당의 혜택을 받아 국회부의장을 하면서 특수활동비 받았는데 밥 한 번 산 적 있느냐"라고 심 의원을 비판했다. (관련 기사 : '심재철 누드사진' 거론 김성태 "송구"... 그러나 심재철은 팩트논쟁)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선배 다선 의원한테 '누드 사진'이니 '특활비'니, 이건 정말 금도를 넘어섰다"라며 "이 때문에 의원들 여론이 아주 안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박은 다 교도소 가 있거나 탈당해 있다"라며 "(김 권한대행은) 철 지난 친박 구도에 기대서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고 하지 말라"라고 요구했다. 김 권한대행이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친박'을 '잔류파'로 바꿔 부르는 언론을 비판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즉, 김 권한대행이 친박·비박 프레임을 만들어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었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이어 김 의원은 "(김 권한대행이)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달라"라면서 "무슨 뜻인지 (김 권한대행도) 잘 알 거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권한대행이 물러나지 않으면 당이 한 발자국도 앞으로 갈 수 없기 때문에, 그분이 물러나실 때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비대위의 성격과 활동기한 등은 의총에서 표결을 (결정)하자"라고 주장했다. 김 권한대행이 의견 수렴을 이유로 의총을 열더라도 결국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또 (비대위원장 후보는) 개인적으론 전희경 의원이 됐으면 좋겠다며 "외부 인사보다 당 사정을 잘 알면서도, 참신한 내부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잘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관련 기사 : 김병준 김성원 박찬종 이용구 전희경... 한국당, '깜짝인사'는 없었다)

친박 재선의원 7인, 따로 성명서까지

기자간담회 직후, 김진태 의원을 포함한 한국당 재선의원 7인(김기선·김도읍·김진태·김태흠·박대출·이장우·정용기)의 성명서가 발표됐다.

이들은 "더 이상 반민주적 폭주에 끌려갈 수 없다"라면서 "의총을 거듭할수록 김 원내대표의 안하무인격인 독선과 오만 가득한 행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더니 결국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권한대행이 끌고 가는 당 수습방안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셈이다.

이들은 이어 "김 원내대표의 예상치 못한 돌출행동에 의총장은 일순간 혼수상태가 되어버렸다"라며 "우리는 더 이상 김 원내대표의 독선, 독주를 넘어 파국으로 당을 끌고 가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성명서는 "당장이라도 김 원내대표는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만 할 것"이라며 "우리 당의 존립과 보수우파의 미래를 위해 동료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한다"는 문장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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