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섬마을 방충망 교체, 왜 인기 폭발일까?

모비딕스킨스쿠버 클럽의 섬사랑... “실질적인 봉사활동 계속 이어갈 터”

등록|2018.07.16 16:32 수정|2018.07.16 16:33

▲ 14일 전남 여수를 대표하는 수중정화 클럽 모비딕스킨스쿠버가 섬사랑 봉사활동을 펼쳤다 ⓒ 심명남




전남 여수를 대표하는 수중정화 클럽 모비딕스킨스쿠버의 섬사랑 봉사활동이 눈길을 끈다.

지난 14일 주말을 맞아 이 클럽 20여명의 회원은 1박 2일 일정으로 여수시 남면 안도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이들은 두 개의 팀으로 나눠 안도마을 리사무소 회관과 동고지명품마을 앞바다에서 모기와 벌레를 막는 방충망 교체작업과 불가사리 퇴치 운동에 나섰다.

망가진 방충망 100여개.... 두 번 여수 나간 까닭

▲ 모비딕 회원들이 교체한 헌 방충망을 수거중인 모습 ⓒ 심명남


▲ 망충망 교체가 진행중인 가운데 수중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비딕 회원들의 모습 ⓒ 심명남


모비딕 김효성 총무는 "봉사활동을 위해 두 달 전 마을이장님과 어촌계에 협의를 거쳐 오늘 봉사활동이 이루어졌다"면서 "우리 클럽은 지금껏 단 한번의 사고가 없었는데 안전을 위해 바다에 들어갈 때는 면책동의서를 작성해 본인의 안전은 본인이 책임진다"라고 밝혔다.

이날 방충망 교체 작업은 마을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큰 마을에서 100여개의 방충망을, 동고지명품마을에서 20여개의 방충망을 교체했다. 또 '바다 해적'으로 불리는 불가사리도 많은 양을 포획했다.

모비딕 클럽은 바다사랑과 환경을 보호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기 위해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2007년 10월 만들어졌다. 11년째 이어오고 있는 이 클럽은 회원 80명이 매월 셋째 주 일요일에 정기 모임을 하고 있다. 개설 후 한 번도 빠짐없이 매달 수중정화를 펼친 모비딕 클럽은 여수 수중협회의 중심적인 동호회가 됐다.

모비딕 스쿠버 김복철 회장은 "방충망 봉사에 대한 반응이 너무 뜨거웠다, 재료가 부족해서 여수를 두 번 다녀왔다"면서 "마을 주민들의 오래된 방충망을 다 교체할 수 있어 뿌듯하다. 남들이 하지 않는 섬마을에 꼭 필요한 실질적인 봉사를 우리 클럽이 이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섬에서 꼭 필요한 봉사활동 물었더니...

▲ 안도리사무소 앞에 걸린 모비딕 클럽 펼침막과 아래는 망충망 교체 회원과 방충망을 교체중인 마을 주민 모습 ⓒ 심명남


이날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주민들이 몰렸다. 80여개를 교체할 수 있는 방충망 자재 4롤을 가져갔는데 금방 동이 났다. 하는 수 없이 배를 타고 다시 여수로 나가 2롤을 긴급하게 가져왔다. 오후 6시경 마지막 교체공사가 끝났다.

섬마을의 방충망 교체가 큰 인기를 끈 이유가 뭘까?

▲ 여수 남면 안도 섬마을 리사무소 앞에서 방충망 교체를 하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 ⓒ 심명남


주민 김유성(80세)씨는 "섬은 해풍 때문에 도회지보다 철망이 두 배 빨리 망가진다"면서 "방충망이 망가지면 테이프를 붙여 모기가 못 들어오도록 해 하절기를 넘긴다"라고 말했다. 섬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뭐냐는 물음에 "섬에는 나이든 어르신들이 많다, 방충망 교체나 모기와 바퀴벌레 그리고 지네 같은 벌레를 막는, 농약 치는 봉사가 더 절실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눈에 띈 참가자는 김홍식(진영공업사 대표, 54)와 김창열(A회사 간부, 54)씨다. 김창열씨는 "저의 업이 망충망 교체는 아니다, 하지만 지인 동생과 친구가 간다고 해서 함께 봉사에 참여했다"면서 "재능 기부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러 왔는데 많은 호응을 받아 기쁘다"라고 밝혔다.

▲ 방충망 교체를 마치고 사진 한컷(왼쪽부터 여수넷통뉴스 엄길수 이사장, 손민호 마을이장님, 이사연 주민, 방충망 기술자 김홍식와 김창열씨의 모습) ⓒ 심명남


섬마을 봉사활동을 지켜본 손민호(70) 마을 이장님의 말이다.

"여름철 더운 날씨에 섬으로 봉사 활동하러 나온다는 게 보통 맘으로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번 방충망 봉사활동은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봉사였습니다. 몇 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곳 섬은 매년 3~4회의 봉사활동을 나옵니다. 의료봉사, 가전제품 수리, 수중정화 등 봉사활동이 이뤄집니다. 냉장고나 TV같은 가전제품은 나이든 어르신들이 섬에서 여수로 가지고 나가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실질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가전제품이나 방충망입니다. 이번 봉사활동에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