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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시골마을에 무단투기가 사라진 이유는?

긍정적 나비효과 만들어낸 광양 동석 마을 주민들

등록|2018.07.17 11:23 수정|2018.07.17 11:23

▲ ⓒ 사진제공 : 박현웅님


"이곳에 쓰레기를 안 버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주민 일동"

얼마 전 광양시 봉강면 석사리 동석 마을 입구에는 현수막 하나가 나붙었다. 이곳은 경술국치 직후 절명 시를 남기고 죽음을 택한 매천 황현 선생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현수막의 글귀처럼 주위에는 쓰레기 하나 없이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정말 주민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붙인 현수막일까?

실상은 이랬다. 사실 이곳은 오랫동안 몰래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장소로 악명높은 곳이었다. 도로변이라 관광객들의 생활 쓰레기는 물론 폐가전제품과 폐건축자재까지 차로 싣고 와서 몰래 버리고 가는 '얌체족'으로 큰 골치를 앓던 곳이었다.

결국 주민들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상투적인 표현보다는 긍정의 마음을 현수막에 담기로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현수막이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 현수막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현수막을 내건 이후로는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주민들의 호소를 선한 방향으로 활용한 이 방법은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충분히 발휘한 것이다. 주민들도 쓰레기 불법 투기가 완전히 근절되리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현수막 하나로 이웃 간에 얼굴 붉힐 일 없이 화합하는 선한 계기가 되었다.

부정의 말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는 긍정의 문구를 담아 긍정적 나비효과를 만들어낸 시골 주민들의 소박한 아이디어가 참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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