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노회찬 고교 동창' 이종걸 "있을 수 없는 일이..."

"함께 꾸었던 꿈, 내 몫으로..." 경기고 72회 동기로 각별한 인연 이어와

등록|2018.07.23 14:49 수정|2018.07.23 16:35

▲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고교 동창'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사망 소식에 오래된 기억들을 꺼내면서 애통함을 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긴 세월을 같이 하면서 동반자 같았던 친구의 비보를 접했다"라면서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 이종걸 페이스북 갈무리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에 서울 화동의 경기고등학교 교정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10대 소년들이 청춘을 즐기기에는 '10월 유신'으로 그 폭압성을 더해가던 박정희 철권통치가 너무나 분노스러웠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고교 동창'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사망 소식에 오래된 기억들을 꺼내면서 애통함을 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긴 세월을 같이 하면서 동반자 같았던 친구의 비보를 접했다"라면서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이 의원은 "우리는 <창작과 비평>도 읽고, 함석헌, 백기완 선생의 강연도 다녔다. 퇴학조치를 불사하고 유인물도 돌리고 데모도 했다"라며 "그러면서 형성됐던 가치관과 사회관이 우리의 평생을 지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적었다.

또, "스무 살이 되고 서른 살이 되고 마흔 살이 되고 어느덧 육십 살이 되는 동안 나와 그는 민주화운동을 했던 대학생으로, '양심수'와 변호사로, 도망자와 숨겨주는 사람으로, 운동권 대표와 정치인으로, 둘 모두 국회의원으로 관계는 달라졌지만 한결같이 만났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서로를 신뢰하고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좋은 벗이었다"라며 "그리운 친구여! 네 모습을 떠올리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구나. 너와 나눴던 많은 이야기는 나 혼자라도 간직하련다"라고 적었다. 또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그 어렸던 시절, 함께 꾸었던 꿈은 내 몫으로 남겨졌구려. 부디 평안하기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 사람은 경기고 마지막 비평준화 세대인 1976년 72회 졸업생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도 고교 동창이라 지난 2015년 황교안 총리 인사청문회 땐 새삼 세 사람의 인연이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과 노 의원의 각별한 사이는 예전부터 알려졌다.

이 의원은 노 의원의 결혼식에서 축하연주로 직접 피아노 반주를 하기도 했다. 노 의원은 지난 2016년 3월 SNS를 통해 '테러방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마지막 주자로 나섰던 이 의원에게 "종걸아 수고 많았다. 감수성 진하던 그 시절에도 못 보았던 너의 눈물, 온 국민과 함께 보았다. 힘내라. 너의 눈물 뿌려진 땅에서 민주주의의 새싹이 대한민국의 봄을 만들어갈 거야"라고 격려글을 남기기도 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