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센 총리, 38년 장기집권 확실시... "최악의 선거" 비판도
캄보디아 총선에서 압승 거둘 것으로 전망... 제1야당 전 지도자 ‘선거 보이콧 운동’ 실패로 끝나
▲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훈센 총리이번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최소 110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훈센 총리의 38년 장기집권이 거의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 박정연
중앙선관위(NEC)는 선거가 끝난 당일 전체 등록유권자 총 838만 217명 가운데 688만 5729명이 투표해 참여해 무려 82.17%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고 공식발표했다. 5년 전인 지난 2013년 총선 투표율이 약 69%에 그친 것에 비하면, 정치 분석가들의 예상을 깬 매우 높은 투표율이다. 이는 지난 2017년 대법원 판결로 강제 해산된 야당 지도자 삼 랭시 전 총재가 선거기간 내내 주력해온 선거 보이콧 캠페인이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음을 입증해주는 결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5년 후 치러진 이번 선거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일찌감치 여당의 압승이 예견됐다.
▲ 공식선거유세기간 마지막날인 지난 7월 27일 프놈펜시내 거리유세에 나선 집권 인민당(CPP) 지지자들의 모습. ⓒ 박정연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세계는 선거의 공정성 등을 문제 삼아 잇달아 비난성명을 내고, 이번 선거에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지난 1993년 유엔(UNTAC) 감시하에 치러진 첫 총선부터 해온 선거감시단 파견조차 하지 않았다. 선거감시 국제NGO단체들도 감시를 포기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은 이번 선거와 관련해 선거관련 비용과 투표함을 비롯한 선거관련 물품을 제공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서, 대조를 이뤘다. 특히, 일본은 이번 7월 29일 총선에 사용할 총 700만 달러 상당의 투표함 1만 1000개와 픽업트럭 40대 기증해 서방세계로부터 곱지 않은 눈총을 받았다.
▲ 투표함 하단에 'From The People of Japan'(일본국민들로부터)라는 작은 글씨가 보인다. 일본은 이번 캄보디아총선에 투표함 1만여 개와 픽업트력 40대를 지원했다. ⓒ 박정연
이번 선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전국 2만 2967개 투표소에서 진행되었으며, 과거 선거와 달리 선거부정에 항의하는 시위나 불미스런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선관위도 특별한 사건이나 사고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훈센정부는 이에 앞서 선거기간 내내 경찰병력 8만 명을 전국 선거지역에 배치하는 한편, 선거기간 금주령을 내려 미연의 사태에 대비한 바 있다.
공식선거가 끝난 직후 선관위 측은 이번 총선이 매우 공정하면서도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부 야당은 실제 체감투표수보다 투표율이 높게 나왔다며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선관위가 이를 받아들여, 재검표 등 야당주장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 지난 7월 29일 캄보디아 전국 22,967개 투표소에 8만 경찰인력이 동원된 가운데 삼엄한 감시속에 공식선거가 치러졌다. ⓒ 박정연
아직 공식적인 총선결과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집권여당의 압승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선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하게 되면, 현역 아시아 최장기 집권을 해온, 67세 나이의 훈센 총리의 임기는 38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앞으로 10년 더 총리직에 있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그의 발언이 점점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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