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멈추지 않는 외국인 폭력 피해, 인종차별의 민낯"

경남이주민센터, 밀양-남해 사례 고발 ... 출입국단속반의 집단폭행까지

등록|2018.07.31 19:07 수정|2018.07.31 19:07

▲ 밀양 깻잎농장에서 일하던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사용해온 화장실 입구와 변기통. ⓒ 경남이주민센터


"멈추지 않는 외국인 폭력 피해, 인종차별의 민낯을 고발한다."

경남이주민센터는 7월 31일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노동자들이 근래에 당한 성추행·성희롱과 폭력·부당노동행위, 집단폭행 등 사례를 공개했다.

캄보디아 출신 여성노동자 A(25)씨와 D(24)씨는 밀양 깻잎농장에서 일해 왔다. 이들은 사용자인 ㄱ씨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ㄱ씨가 친구들을 위해 마련한 회식 모임에서 술시중을 강요 당했고,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살이 많이 쪘다'며 손으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움켜쥐어 친구들이 모두 웃어 수치심을 느꼈다고 했다.

또 A씨는 올해 4월 농장에서 쓰는 트럭 운전석을 청소하는 도중, ㄱ씨가 다가와 손으로 엉덩이를 때려 불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또 A씨는 올해 4월 ㄱ씨가 자신의 집에 오게 한 뒤 소파에 앉게 하고는 다리를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렸다고 했다.

또 A씨는 지난 5월 물탱크 청소를 할 때 ㄱ씨가 손가락으로 자신의 엉덩이 사이를 찔렀고, 6월에는 ㄱ씨가 행사장에 가자고 해서 가서는 설거지와 음료수 서빙을 시켰다고 했다. A씨는 ㄱ씨가 휴대폰에 저장된 속옷 차림의 여성 사진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올해 3월 입사했던 D씨는 지난 4월 트럭 청소를 할 때 ㄱ씨가 와서 엉덩이를 때리고 지나갔고, 5월에는 물탱크 청소를 할 때 ㄱ씨가 와서 엉덩이를 때렸다고 했다.

또 A씨는 ㄱ씨가 자신의 농장이 아닌 다른 고추농장에서 이틀 동안 일을 시켰지만 임금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또 이들은 "농장에서 숙소까지 20분 걸린다는 이유로 ㄱ씨가 컵라면 1개를 주었고 반찬도 없었다"며 "평소에도 형편없는 식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숙소 환경도 열악했다는 것. 이들은 "폐가나 다름 없는 허름한 농가를 이웃 농장의 여성노동자 2명과 함께 모두 4명이 함께 숙소로 지내도록 했고, 창문이 깨지자 ㄱ씨가 포장박스를 붙여 주었다"고 했다.

또 이들은 "화장실은 커다란 옹기를 땅에 묻은 것을 쓰게 하다 너무 불편하다고 하자 변기 뚜껑을 달아주었다"고 했다.

이주노동자 L(22. 방글라데시), K(22. 인도네시아), S(방글라데시)씨는 남해군에 있는 한 업체에서 일해 왔다. 이들은 근로계약서의 일터나 업종이 아닌 엉뚱한 장소에서 수시로 일해 왔다고 했다.

또 이들은 사업주 ㄴ씨의 사적인 일에 주기적으로 동원되었고, ㄴ씨와 관리자로부터 일상적인 폭력과 폭언 피해를 당했다고 했다. 이들은 "사장이 S씨의 다리를 수차례 걷어차 넘어 뜨렸고, '개XX' '씨XX' '죽고싶어' '사람이 아니야' 등의 폭언을 했다"고 밝혔다.

경남이주민센터는 출입국단속반이 외국인 유학생을 집단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유학생은 방학을 맞아 함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불법체류자'로 오인한 출입국단속반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유학생은 닷새 동안 감금을 당했다고 했다. 그 유학생이 집단폭행을 당하는 장면은 CC-TV에 영상이 그대로 담기기도 했고, 경남이주민센터는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경남이주민센터는 "출입국단속반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또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가배상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했다.

▲ 남해 한 업체에서 일해온 이주노동자가 사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 경남이주민센터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