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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만 먹기 아쉽다면, '움집 캠핑' 어때요?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 선사유적지공원과 능곡 선사유적지공원

등록|2018.08.13 14:41 수정|2018.08.13 14:41

▲ 오이도 선사유적공원. ⓒ 김종성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고 해서,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선사시대의 유적지가 아닐까 싶다. 오래된 선사유적지는 옛 사람들의 존재를 증명하는 영역이자 그 자체로 존재하는 실체다.

경기도 시흥시에는 선사유적지가 두 곳 있다. 시흥 지역이 옛 부터 사람살기에 좋았던 곳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이도 선사유적지와(시흥시 정왕동) 능곡선사유적지(시흥시 능곡동) 두 곳 모두 공원화하여 체험학습의 장이자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석기시대(新石器時代, The Neolithic Age)는 농사를 본격적으로 짓기 전으로 열매 채취, 물고기 낚시, 수렵 등으로 인간이 살았던 시기다. 한국의 신석기 시대는 한반도, 만주 일대에서 고대 한국인이 활동한 기원전 8000년부터 기원전 1500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대표적인 유물이 빗살무늬토기로 음식을 조리하고 저장하였으며, 가락바퀴와 뼈바늘을 이용해 원시적 수공업이 생산되었다.

선사시대의 타임캡슐, 오이도 선사유적지공원 

▲ 오이도 선사유적공원. ⓒ 김종성


▲ 오이도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선사유적공원 전망대. ⓒ 김종성


육지와 이어진 시흥시의 대표 해양관광지 오이도에 들어서면 왼편에 나무 숲 울창한 동산이 보인다. 지난 4월 10일 개장한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시흥시 서해안로 113-27)이다. 1960년 공원이 자리한 오이도의 낮은 야산 기슭에서 빗살무늬토기, 석기류, 어망추 등 다양한 유물과 집자리, 온돌유구 등이 출토됐다.

2002년 사적 제441호로 지정됐다. 이 일대는 중부권 서해안의 대표적인 패총(조개무지) 유적지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오이도가 신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지역임을 알 수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중부 서해안의 해안생활상 복원에 최적의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이도 선사유적지 공원은 정왕동 914번지 일원 33만5839㎡(약 10만여 평)에 탐방로, 식생복원, 패총전시관, 움집과 전망대, 공연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재미있는 역사체험교육장이자, 선사시대의 문화가 중심이 된 지역특화 관광지이자, 시민들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자 휴식처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은 누구나 무료로 언제든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오이도선사유적공원에서 패총전시관, 오이도를 바라보는 전망대 등 둘레길을 따라 산책할 수 있다. 너른 공원이다 보니 산책로 옆으로 향기가 진동하는 갖가지 꽃과 나무들이 울창해 동네 주민들이 운동 삼아 다닐만했다.

▲ 야영장으로 활용예정인 움막촌. ⓒ 김종성


▲ 산책하기 좋은 선사유적공원. ⓒ 김종성


원뿔형 움집들이 곳곳에 자리한 선사시대 마을로 들어서면 돌, 창, 돌화살 등 석기를 활용하여 짐승을 잡는 장면, 돌칼을 다듬는 일, 신석기시대 어로 도구를 이용하여 어로활동을 하는 모습 등 공원 군데군데 선사시대 유물과 유적과 함께 재현하고 있다. 특히 움집은 체험을 겸한 야영장으로 활용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불에 타 까만 그루터기만 남은 당산나무와 복원한 우물터가 이곳에 마을이 있었음을 전해주고 있다. 기록에 나오는 가장 큰 마을은 '안말'이라는 정다운 이름이었다. 전망대는 군 초소가 있었을 만큼 오이도 앞 바다 조망이 탁 트여 보인다. 바다 위에 뜬 다리 '부교' 너머로 황새바위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인다. 선사유적공원 옆에는 아직도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다.

패총 전시관에선 다양한 전시물과 함께 7분간 이어지는 동영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패총은 인류가 식료로서 조개를 채집한 다음 조갯살을 섭취하고 식용할 수 없는 조개껍질을 폐기하면서 형성된 일종의 쓰레기더미 생활유적이다. 조개무지라고도 하며 한자어로는 패총(貝塚)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조개더미가 출현하는 것은 신석기시대부터다.

안말 조개더미, 소래벌, 가운데 살막, 뒷살막 조개더미 등 6개 지역 12군데에서 조개더미 유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서해안 지역 주민들의 삶과 주거 양상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유적이라고 한다. 오이도는 섬 전체에 선사시대 유적이 분포되어 있을 만큼 오이도 자체가 유적지다.

도심 속 특별한 공원, 능곡선사유적공원

▲ 선사유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터널형으로 바뀐 도로. ⓒ 김종성


올해 서해선 전철이 생기면서 찾아가기 쉬워진 능곡선사유적공원(시흥시 능곡동)도 선사시대의 유적이다. 사람들은 움집을 짓고 정착 생활을 했으며, 애니미즘·샤머니즘·토테미즘·영혼숭배·조상숭배 등 원시 신앙이 발생하였다. 인류사회는 구석기시대의 채집 경제로부터 신석기 시대의 생산경제로 발전하는데, 이러한 생산 경제로의 전환은 인류 문화사상 중요한 전기를 가져온다.

시흥시 능곡 선사유적은 2005년 가을 능곡택지개발지에 아파트를 짓다가 발견되었다. 이후 2007년 가을까지 3년 동안 대규모 발굴조사가 시행되었다. 신석기시대 집자리 24기 이외에 청동기시대 집자리 6기, 구덩이 2기, 삼국시대(백제)와 통일신라시대 무덤 6기, 조선시대 이후 무덤 107기, 구들, 석렬 등 여러 시대의 다양한 유구들이 확인됐다.

능곡 선사유적지는 문화·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으로, 신석기 시대 한반도에서 인류가 살았다는 사실과 움막집, 연료로 썼던 목탄 등 사람들의 생활상을 짐작하게 해주는 중요한 현장이다.

▲ 정자형 보호각안에 있는 선사시대 집자리와 유물. ⓒ 김종성


해발 약 33m의 언덕 능선 정상부를 중심으로 분포한 신석시시대 집자리 24기가 특히 중요한 발견으로, 이들은 신석기시대의 마을집단으로 볼 수 있다. 집자리들의 입지와 배치, 규모, 출토유물 등으로 볼 때 능곡동 선사유적의 학술적 의의가 대단히 높다고 한다.

서울·경기지역에서 발견된 최대 규모의 신석기시대 마을유적이란 점에서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의 선사문화연구를 위한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1년 향토유적(제20호)으로 지정되었다.

발굴된 선사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유적 공원을 조성했다. 능곡지구 택지개발 당시 계획되었던 도로는 선사유적지 보호를 위해 현재처럼 터널식으로 건설되었다. 현재 신석기 시대 집자리 2기가 정자 형태의 보호각 안에 복원되어 있다. 보호각 내부는 유리를 통해 어느 방향에서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짐승의 가죽이나 털로 옷을 지어 입고 빗살무늬토기에 곡식을 저장하는 모습, 석기를 사용하고 목탄을 피워 요리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 주변에 짓고 있는 아파트와 극적인 문명의 대비를 이루는 움막집. ⓒ 김종성


▲ 선사유적공원과 이어져 있는 관모산 숲길. ⓒ 김종성


움막으로 지은 집이 여러 채 있는데 몸을 움츠리고 쪼그린 상태에서 겨우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입구가 매우 작다. 추위나 짐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작고 좁게 만들었다고 한다.

움막의 지붕은 볏집으로 덮여 있었는데 이미 이 시기에 벼농사가 행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움막집 안에서 불을 사용했기 때문에 지붕에 굴뚝 역할을 하는 구멍도 나 있다. 움막집 너머로 한창 짓고 있는 아파트들과 함께 극적인 문명의 대비를 이루고 있다.

능곡선사유적공원은 큰 규모가 아니어서 언덕 위에 오르면 한눈에 전체가 다 보인다. 공원길을 따라 한 바퀴 돌다보면 널찍한 쉼터 정자와 함께 숲길이 나있다. 시흥시에서 가장 큰 물왕 저수지가 한 눈에 보이는 관모산(230m)으로 가는 길로 등산로 옆으로 나무숲이 울창해 산책하기 좋다.

[여행정보]

* 대중교통편
- 오이도 선사유적공원 : 수도권 4호선 전철 오이도역 앞 버스(30-2번) – 오이도 입구 하차
- 능곡 선사유적공원 : 서해선 전철 시흥능곡역에서 도보 15분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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