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경주 시내 주택가에 삐쭉 쏟아있는 돌기둥의 정체
[천년고도 경주탐방 제8편] 통일신라의 양식을 잘 따르고 있다
▲ 주택가에 위치한 경주 삼랑사지 당간지주 모습 ⓒ 한정환
문화재사랑 시민봉사단으로 활동하다 보면 경주시 일원에 흩어져 있는 각종 문화재 답사를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다니게 된다. 그러다 보면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나 관광객들을 보게 되는데 종종 "아저씨, 저기 돌기둥 2개가 세워져 있는데 저게 뭐예요?"라고 묻는다. 답은 당간지주이다. 당간지주가 세워져 있는 곳은 옛날에 그 장소에 절이 있었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 윗쪽과 아래에는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해 홈을 파 놓은 모습 ⓒ 한정환
절에 기도나 법회 등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 절 입구에 당이라는 깃발을 달아 두는데 이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이라 하며, 장대를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기둥을 당간지주라 한다. 당은 긴 막대기에 여러 가지 색상의 비단을 달아 사찰 입구에 세워 부처와 보살의 위신과 공덕을 표시하는 일종의 장식용 장엄구이다.
▲ 윗쪽에 길쭉한 홈을 파 놓은 모습 ⓒ 한정환
당간지주는 우리가 방송 사극에서 흔히 보는 왕의 행차 시 병사들이 깃발을 들고 뒤따르는 장면이나, 이번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 우리측 전통 의장대가 형형색색의 깃발을 들고 뒤따르던 것도 불교에서 행한 의식을 본 따온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 다른 방향에서 본 경주 삼랑사지 당간지주 모습 ⓒ 한정환
경주 삼랑사지 당간지주는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화 되면서 이제는 주택가 속에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다른 당간지주와는 다르게 외롭지 않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변로를 따라 600m 가다 보면 첫 삼거리가 나온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경주청년회의소가 보이고 삼랑사지 당간지주는 바로 뒤편에 있다.
▲ 경주 삼랑사지 주변 정리때 나온 석조유구들 ⓒ 한정환
문화재청 자료를 인용하면 "삼랑사 터에 남아 있는 이 당간지주는 서로 멀리 떨어져 세워져 있었다. 두 기둥 가운데 하나만 원래의 자리에 남아 있었는데 주변 정리 때 한 곳으로 모아 다시 세웠다. 마주 보는 면의 바깥 면에 세로줄 무늬를 도드라지게 새겼고, 꼭대기는 바깥쪽으로 곡선을 그리며 둥글게 내려가다가 한 단의 굴곡을 이룬다. 통일신라 시대의 일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중앙 부분만 파여져 전체적으로 가늘어져 있다. 지주 안쪽 면에는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한 홈을 아래위 두 군데에 파놓았다. 각 변의 길이가 적당하고, 높이와도 잘 조화되어 통일신라의 양식을 잘 따르고 있으면서도 중앙 부분의 두께를 얇게 하는 등 장식에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 주택가에 위치하여 바로 옆에 있는 골프연습장 ⓒ 한정환
경주 삼랑사지 당간지주에는 주변 정리 때 나온 석조 유구들이 당간지주 보호 칸막이 안에 놓여 있다.
덧붙이는 글
네이버 폴라 트레블러로 활동하면서 올린 기사 내용중 역사적 기술부분은 중복될 수 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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