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봉초등학교 학생들이 대흥향교에서 이동기 전교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 <무한정보> 김두레
연일 매서운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날. 어렵게만 느껴지던 향교에 아이들의 책 읽는 소리가 훤하다. 향교말에서 600여년 세월을 지킨 은행나무 위에서는 매미도 한 몫 하겠다며 목청을 높인다.
대흥향교(충남 예산군 대흥면 교촌리)가 지난해 여름학교에 이어 올해도 학생들과 함께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이동기 전교를 비롯한 유림들이 뜻을 모아 '2018년 청소년 인성교육'을 마련한 것.
이 사업은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지역자원을 활용하자는 취지로 예산교육지원청과 예산군청이 협력해 예산행복교육지구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3일, 대흥향교를 찾은 응봉초등학교 4·5·6학년 학생 30여명이 아침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윤종구 총무장의의 향교에 대한 설명에 귀를 세운다.
대흥향교가 600년 역사를 자랑하며 유학을 배우던 교육기관이라는 말에 아이들의 눈이 커진다.
학생들은 향교를 둘러보니 어떠냐는 질문에 "600년 됐다는 것이 신기해요", "이제 어른들께 더 공손히 인사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웃는다.
▲ 학생들이 대흥향교를 둘러보고 있다. ⓒ <무한정보> 김두레
윤 총무장의는 "지난해 개최했던 여름학교 참여도가 낮아 아쉬웠다"며 "올해는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상을 인근학교 전교생으로 넓혔다. 각 학교와 교육청, 군청 또한 긍정 평가하고 지원했다. 앞으로 대흥향교가 인성교육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시대에 인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모두 알고 있지만 직접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대흥향교는 공자의 '인의(仁義)' 정신을 중심으로 공교육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들을 채워 지역향교의 역할을 다하고자 올해도 청소년 인성교육을 마련하게 됐다"며 취지를 밝혔다.
이날 강의를 맡은 수원여대 교육학박사 권건일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이 대학입시에만 치중돼있다"며 "21세기 4차 산업시대에 인성은 우리 사회에 절실히 요구되는 부분이다. 과거 인성교육의 요람이었던 향교에서 현대에 맞게 재구성한 인성교육을 실시한다면 가정·학교·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흥향교가 주관하는 2018년 청소년 인성교육은 인근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오는 10월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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