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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걸그룹 '바버렛츠', LP로 돌아왔다

'바버렛츠 소곡집 #1' 한정판 컬러 LP로 발매

등록|2018.08.26 12:49 수정|2018.08.26 18:43

▲ LP로 재탄생한 바버렛츠 1집 앨범 <바버렛츠 소곡집 #1> ⓒ 구영식


지난 2012년 한국대중음악사에 아주 인상적인 '인디 걸그룹'이 등장했다. 이태원과 홍대의 클럽을 중심으로 공연해온 레트로(복고) 걸그룹 '바버렛츠'(The Barberettes)다.

가요와 인디, 재즈쪽에서 활동해온 싱어송라이터 안신애를 주축으로 김은혜, 박소희 세 명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김은혜는 펑키밴드 'Just Hip'n Groovy'로 데뷔했다. '이명건 트리오'의 게스트로 활동하다 안신애를 만났고, 박소희는 안신애와 사제지간이다.

'빨간 립스틱, 둥글둥글 컬 헤어, 원색의 레트로 룩'으로 치장한 세 명의 '가시내들'이 콘덴서 마이크 앞에서 노래한다. 한국의 '김시스터즈'와 미국의 '앤드류 시스터즈'(The Andrews Sisters)를 연상시킨다.

1953년에 결성된 김시스터즈는 '한국 걸그룹의 원조'로 평가받는 그룹으로 초기 멤버인 '영자·숙자·애자'는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가수 이난영의 딸들이다. 아시아 걸그룹 최초로 미국에 진출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에게 영향을 준 여성보컬그룹이 1940년~1960년대에 미국에서 활동했던 앤드류 시스터즈다. 앤드류 시스터즈는 스윙밴드에 어울리는 중독성 있는 화음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클럽 공연으로 '미국 50~60년대 사운드와 옛 가요를 제대로 한다'는 입소문을 탄 바버렛츠는 지난 2014년 5월 첫번째 정규앨범인 '바버렛츠 소곡집 #1'을 냈다. 이 앨범에는 <가시내들>과 <쿠커리츄>, <한 여름밤에 부는 바람>, <한 여름밤의 꿈>, <봄맞이>, <비가 오거든>, <사랑의 마음>, <MRS. LONRLY> 등 총 8곡이 실렸다.

1집에 실린 대부분의 곡이 자작곡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작사·작곡은 물론이고 화음 편곡, 의상과 헤어 스타일링, 뮤직비디오 제작과 감독까지 가능한 이들의 재주는 무궁무진하다.

앨범에 실린 곡들에서는 팝과 재즈, 스윙, 로큰롤 등 다양한 음악장르가 종횡무진한다. 타이틀곡인 <가시내들>은 리드미컬한 트로트 창법으로 소화하고, <쿠커리츄>에서는 스윙재즈 스타일을 선보였으며, <봄맞이>에서는 60년대 팝송과 가수 이난영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한국대중음악사에 인상적인 한 페이지를 만들어낸 바버렛츠의 첫 정규앨범이 고음질 한정판 컬러 LP로 나왔다. 한국대중음악사에서 중요했던 CD앨범을 LP앨범으로 재탄생시켜온 페이퍼 크리에이티브(대표 최성철)가 최근 내놓은 작품이다.

페이퍼 크리에이티브측은 "바버렛츠는 '이제 더 이상 들을 노래가 없다'고 탄식하는 대중음악 수용자들과 청취자들에게 작은 희망을 준다"라며 "무엇보다 보컬리스트 3명이 만들어내는 구수한 음색과 진한 표현력이 '듣는 맛'의 새로운 정의를 심어주고, 잊었던 아련한 그리움을 이 시대에 소환한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에 LP로 다시 태어난 바버렛츠 앨범의 경우 국내 최정상 '라이프 프래그런스'(Life-fragnance, 생활향수) 브랜드인 '르 플랑'(Le Plein)과의 협업으로 LP에 고유의 시그니처 향기를 담았다. LP를 개봉하면 그 시그니처 향을 즐길 수 있다.

바버렛츠는 지난 2015년 원년 멤버였던 김은혜가 탈퇴하고, 경선을 세 멤버로 영입해 활동을 이어나갔다. 경선은 브라운아이드소울, 다이나믹듀오, 박정현 등의 백업 보컬리스트로 활약했다. 올 3월 또다른 원년멤버인 박소희도 탈퇴했다.

앞서 페이퍼 크리에이티브는 대한민국 정부의 첫 '위안부 기림일'(8월 14일)을 기념해 '이야기해주세요' 앨범(LP)을 발매한 바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속삭임과 외침을 노래한 '이야기해주세요' 앨범에는 치자꽃향을 담았다. 이 앨범에는 이효리, 이상은, 남상아, 한희정, 송은지, 이아립, 박혜리, 지현 등 여성 가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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