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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노조 지회장 '음독 자살 시도' 논란... 갈등 격화

노조 "탄압에 못 이긴 음독자살 시도"- 사측 "신경안정제 과다 복용일 뿐"

등록|2018.08.30 18:12 수정|2018.08.30 19:59

▲ 이마트 노동조합, 여성단체 기자회견 ⓒ 이민선


안양 이마트 노동조합 지회장의 음독자살 시도 논란으로, 이마트 노동조합과 회사 측인 부방유통 간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부방유통은 1997년부터 이마트와 가맹협약을 맺고 이마트 안양점을 운영 중이다.

마트산업노동조합 부방유통 안양이마트지회(아래 노조)는 "회사 측의 노조 파괴 활동으로 인한 극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지회장이 음독자살을 시도했다"며 책임자 처벌과 신체적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또한 회사 측이 "(노조하면) 회사가 문 닫을 수 있다. 조합원은 승진할 수 없다. 탈퇴하면 승진시켜 주겠다"고 협박하며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노조의 주장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30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평소에 먹던 신경안정제를 과다 복용해서 일어난 쇼크일 뿐 음독자살 시도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소속 부서장이 (노조파괴 활동이라는) 오해를 살 만한 발언 등을 한 적은 있다"라며 노조 주장 일부를 시인했다. 동시에 "그 부서장을 크게 꾸짖었다"라며 회사가 공식적으로 한 발언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틀 간격 연속 기자회견, 대규모 집회 예정

▲ 노동조합과 여성단체 기자회견 ⓒ 이민선


▲ 여성단체 등이 개최한 기자회견 ⓒ 이민선


안양이마트지회가 소속돼 있는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지난 28일 오전 이마트 안양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파괴 책동을 당장 중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뒤를 이어 경기자주여성연대, 안양여성연대 등이 3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일할 권리와 노동조합을 할 권리를 훼손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여성연대 회원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31일 오후에는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대규모 집회가 이마트 안양점 앞에서 예정돼 있다.

노조와 여성연대는 "유통 서비스 종사자 80% 이상인 여성 노동자들이 고객들의 폭언, 욕설, 폭행, 성희롱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직원을 보호해야 할 사측이 오히려 불합리한 노동환경을 조성해, 지난 7월 11일 96명의 노동자로 노조를 설립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측이 조합을 준비하는 사람들 집 앞에 새벽 4시에 찾아와 온갖 방법으로 회유와 협박을 가하고, 사측이 조종하는 복수노조 결성을 추진하며 노조 결성을 막으려 해 결성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정신적 압박이 지회장을 옥죄어, 음독이라는 극단적인 사태를 불러왔다"라고 주장하며 '노조파괴 중단'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복수노조 설립과 관련해 회사 측 관계자는 "일부 직원이 복수노조를 설립하려 한 적은 있지만, 이를 알고는 회사에서 중단시켰다"라고 노조 주장을 일부 시인하며, 동시에 회사가 개입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 등에 따르면 지회장은 지난 21일 오전 7시께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원인은 약물 과다복용이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지회장은 다행히 몇 시간 뒤 의식을 회복했다. 그러나 지회장은 현재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인다고 전해진다.

이에 앞서 오전 2시께 지회장은 동료 조합원들에게 "회사의 압박과 회유와...노조 탄압으로 폐 끼친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잘들 사세요. 전 이만갈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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