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예상되는 아베 향해 "멈춰!" 외친 사람들
19일 나고야에 모인 일본 시민들 "거짓말쟁이 총리는 필요없다"
▲ 나고야 아베정권 퇴진 집회참가자들이 아베 퇴진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 이두희
"헌법을 어기는 총리는 필요없다 / 국민을 속이는 총리는 필요없다 / 헤노코 신기지 반대 /원전 재가동 반대!"
헌법 9조 개악 추진, 오키나와 신기지 건설, 모리토모·가케학원 스캔들, 원전 재가동, 양극화 심화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악정을 거듭하고 있는 일본의 아베 정권이지만, 20일 있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3선을 달성하고 총리 9년이라는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 이상 이런 아베정권의 폭주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시민들이 지난 19일 나고야 중심가인 사카에 히사야 광장에 모였다. '아베 내각의 폭주를 저지하는 공동행동'(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65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아베 정권을 규탄하고, 아베 총리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국제정세는 화해 분위기인데 오히려 일본만 전쟁 가능한 나라로
"이 전쟁법안이 통과되던 3년 전 바로 이날, 아베 정권은 법안의 필요성을 변화된 국제환경이라고 했지만, 지금 동북아는 남북과 북미가 손을 잡고 비핵화를 향해 가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의 국방백서는 오히려 북한의 위협이 늘어나고 있다고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
'공동행동'의 공동대표인 나가미네 노부히코 아이치대학 교수는 이 같이 아베정권을 비판하면서 아베정권 6년간 국방예산이 6000억 엔(약 6조원) 늘어난 5조3000억 엔(약 53조 원)인데 이것은 과학, 교육예산보다 더 많다고 주장했다.
▲ 나고야 아베정권 퇴진 집회아베 퇴진 피켓을 일제히 들어 올리는 참가자들 ⓒ 이두희
이날 집회에는 오키나와 기지 건설 반대, 원전추진 반대, 비정규직 노동자 조합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들이 무대에 올라, 아베 정권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는 군사화와 양극화 등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오키나와를 비롯해 전국을 돌며 반전, 평화를 노래하는 가수 가와구치 마유미씨는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오키나와 헤노코의 주민들에게서 배우고 그들을 기억하자며 <약한 자들> <케사라> 등을 불러 집회장을 뜨겁게 달구고 참석자들에게 힘을 보탰다.
가와구치씨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노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번갈아 부르고 "이 노래가 오키나와에는 이미 널리 알려져서 연좌농성을 하는 할머니들이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부분을 반복해서 부르고 있다"라면서 "한국에서는 이 노래가 선두가 되어서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렸다, 우리도 이 노래를 널리 퍼뜨려서 싸움할 때 힘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장 입구 부스에서는 아베 정권 저지를 상징하는 'ABE STOP STOP STOP'이 전면에 새겨진 티셔츠도 판매됐다. '공동행동'의 공동대표인 나카타니 유지 변호사는 "이 세 개의 'stop'은 개헌 저지, 아베 3선 저지, 헤노코 기지 저지를 나타내는 의미입니다"라면서 "3년 전 우리의 민주주의가 짓밟힌 날을 잊지 말고 끝까지 투쟁해 갑시다"라고 강조했다.
▲ 나고야 아베정권 퇴진 집회집회장에서 판매한 아베 퇴진 티셔츠 ⓒ 이두희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나고야의 중심가인 사카에 번화가를 행진하며 아베 정권을 규탄하고 시민들의 참가를 호소했다. 또한 11월 3일 있을 '아베 퇴진 1만인 공동행동'에 힘을 쏟기로 했다.
같은 날 평양에서는 남북정상이 한반도의 실질적 종전선언을 이뤄내는 등 한반도의 정세는 요동치고 하루 하루 평화를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만이 국제사회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어렵게 만들어진 화해 분위기에 찬물만 끼얹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 시민들이 아베의 장기집권을 저지함으로써 일본 사회도 동북아의 평화적 새 질서에 책임있게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일본 나고야 아베 정권 퇴진 집회개헌 저지, 아베 3선 저지, 헤노코 기지 저지를 외치는 나카타니 유지 변호사 ⓒ 이두희
▲ 일본 나고야 아베 정권 퇴진 집회가수 가와구치 마유미씨가 한국어와 일본어로 번갈아가며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부르고 있다 ⓒ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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