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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판 지키는 허수아비... 다들 어디 갔을까

농작물 지키기 위해 서 있는 허수아비, 다양한 모습들

등록|2018.09.26 15:04 수정|2018.09.26 15:06

▲ 허수아비는 일 년 내내 자식같이 키운 농작물을 쪼아 먹는 새들을 쫓기 위해 논 한가운데나 주변에 옷을 입혀, 사람이나 동물 모양 등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 세우는 것이다. ⓒ 신영근

▲ 어느덧 추석 연휴도 막바지인 가운데, 농촌의 황금들녘에도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가을 특유의 햇빛이 내리쬐는 가을들판은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 신영근

어느덧 추석 연휴도 막바지인 가운데, 농촌의 황금들녘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가을 특유의 햇빛이 내리쬐는 가을들판은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이쯤에서 가만히 우리 부모님 세대의 옛날을 생각해보자. 벼 이삭이 나오고 고개를 숙일 때쯤 들판에는 허수아비가 등장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일 년 내내 자식같이 키운 농작물을 쪼아 먹는 새들을 쫓기 위해 논 한가운데나 주변에 옷을 입혀, 사람이나 동물 모양 등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 허수아비를 세우는 것이다.
 

▲ 홍동의 한 들판에는 우비를 입은 허수아비가 있는가 하면, 불어오는 바람에 자연적으로 흐느적거리며 날고 있는 독수리 모양의 연이 날려져 있기도 했다. 아마도 참새들의 상위 포식자 모양으로 새떼를 쫓고 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 신영근

   

▲ 홍성군 금마면 한 들녁에 세워진 허수아비에 눈을 그려놓은 모습이 익살스럽다. ⓒ 신영근

허수아비는 논뿐만 아니라 밭작물에도 세워 놓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허수아비 모습을 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실제 필자는 26일 오전 허수아비를 찾아 홍성군 홍동면과 금마면을 두 시간 동안 돌아다녔지만, 허수아비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금마면의 한 들판에서 발견한 허수아비는 실제 사람이 서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하마터면 '수고하십니다'라는 말을 건넬 뻔했다. 멀리서 발견한 허수아비는 마치 장군의 모습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 허수아비는 일 년 내내 자식같이 키운 농작물을 쪼아 먹는 새들을 쫓기 위해 논 한가운데나 주변에 옷을 입혀, 사람이나 동물 모양 등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 세우는 것이다. 들판에 사람인듯 착각을 일으킬정도인 허수아비가 들판을 바라보고 있다. ⓒ 신영근

▲ 홍동의 한 들판에는 우비를 입은 허수아비가 있는가 하면, 불어오는 바람에 자연적으로 흐느적거리며 날고 있는 독수리 모양의 연이 날려져 있기도 했다. 아마도 참새들의 상위 포식자 모양으로 새떼를 쫓고 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 신영근

기쁜 마음에 다가가 자세히 보니 겨울옷을 입고 한 곳을 응시하고 자신이 주인공인 것처럼 서 있었다. 특히 홍동면에서 발견한 허수아비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모습으로 흰색의 민복과 모자를 쓰고 논 한가운데를 지키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홍동의 한 들판에는 우비를 입은 허수아비가 있는가 하면, 불어오는 바람에 자연적으로 흐느적거리며 날고 있는 독수리 모양의 연이 날려져 있기도 했다. 아마도 참새들의 상위 포식자 모양으로 새떼를 쫓고 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점점 사라져 가는 허수아비를 발견한 기쁨만큼이나 이제 무더웠던 지난여름을 보내고 본격적인 수확의 계절이 다가옴을 느낀다. 그런 만큼 올 한 해 자식같이 키워온 농산물들이 제값 받고 농민들의 시름을 덜었으면 좋겠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내년에는 추억이 있는 허수아비를 더 많이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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