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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의혹' 미 대법관 후보 캐버노... 증언대 선 피해 여성

청문회서 진실 공방... 피해 여성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

등록|2018.09.28 13:40 수정|2018.09.28 21:50

▲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미수 의혹을 폭로하는 크리스틴 포드의 청문회를 중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로부터 고교 시절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폭로한 피해 여성인 크리스틴 포드가 미 의회 증언대에 섰다.

포드는 27일(현지시각)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고교 시절인 1980년대 한 고교생 파티에 참석했다가 캐버노 지명자로부터 성폭행 위협을 당했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날 청문회는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포드는 "캐버노는 나를 침실로 밀어 넣고 내 몸을 더듬으며 옷을 벗기려고 했다"라며 "내가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내 입을 막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서웠던 순간이었고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 무서워서 숨쉬기가 어려웠고 캐버노가 실수로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라며 "실제로 강간을 당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부모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당시 사건을 익명으로 제보했다가 캐버노 지명자가 부인하자 실명을 공개했다. 그는 "캐버노가 대법관에 지명된 것을 보고 내가 겪었던 일을 알리는 것이 사회적 의무라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나서기로 한 이유는 캐버노의 행동이 얼마나 내 인생에 피해를 줬는지에 관한 사실관계를 밝힘으로써 사람들이 (캐버노 지명자에 대해) 올바른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버노 "잔인하고 거짓된 무고... 물러나지 않을 것"
 

▲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청문회를 중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반면 포드의 증언에 이어 청문회에 나선 캐버노 지명자는 모든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나의 청문회는 국가적 수치(national disgrace)가 됐다"라며 "내 인생과 가족은 잔인하고 거짓된 무고로 완전히 짓밟혔다"라고 반발했다.

또한 "나는 지금도 술을 좋아하지만 기억을 잃을 정도로 마시지 않았으며 누구에게도 성폭력을 가하지 않았다"라며 "의회는 표결을 통해 나를 떨어트릴 수 있지만 내가 스스로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퇴 여론을 일축했다.

캐버노를 대법관으로 지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가 끝난 후 트위터를 통해 "그의 증언은 강력했고 정직했다"라고 옹호했고, 공화당도 표결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인준 절차를 중단하고 진상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낙태 반대와 총기 소지 찬성을 주장하며 '젊은 보수'로 평가받는 캐버노 지명자의 인준이 통과되면 9명의 대법관으로 이뤄진 연방대법원은 보수 5-진보 4로 보수 성향을 띠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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