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에 나온 경주 남산의 가장 오래된 부처님, 누굴까요?
[천년고도 경주탐방 제23편] 보물 제198호,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을 찾아가다
▲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으로 올라 가는 길 모습 ⓒ 한정환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경주역사유적지구)에 등재된 경주 남산은 한마디로 '노천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주 남산은 왕릉과 석탑, 불상, 절터 등 수많은 문화재들이 노상에 그대로 산재해 있는 곳이라 이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으로 올라 가는 길,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모습 ⓒ 한정환
2011년 KBS 2TV <1박 2일> 경주 답사여행 편에, 문화재청장을 역임한 멘토 유홍준 교수님이 출연하여 경주 역사 문화자원을 재조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경주 남산을 찾게 됐습니다.
▲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으로 올라 가는 나무계단 모습 ⓒ 한정환
지난 28일 오후 시간에 <1박 2일>에 출연한 이승기가 찾아갔던, 경주 동남산 기슭에 있는 불곡 마애여래좌상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탐방로 입구부터 잘 정리된 등산로를 따라 400여 m를 올라가니, 대나무 숲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옛날에는 사람이 거주하는 곳에 대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나무 숲이 보이면 여기가 절터 아니면 사람들이 거주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좀 더 올라가니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은 곳에 바로 불곡 마애여래좌상이 보입니다.
▲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 모습 ⓒ 한정환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을 두고 경주 사람들은 할매 부처가 있는 곳이라 하여, 여기를 부처골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누가 지은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는 할매라기 보다 인자한 어머니상을 닮은 그런 부처님 같아 보입니다. 이유는 단정하게 옷깃을 여미고 누군가를 쳐다보며 따뜻한 손으로 모든 중생들을 감싸 안을듯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 정면 모습 ⓒ 한정환
문화재청 자료에는 불곡 마애여래좌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 측면 모습 ⓒ 한정환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을 찾은 시간이 햇빛이 없는 늦은 오후 시간이라 사진 촬영의 묘미는 없었지만, 오랜만에 찾은 부처골 할매 부처의 아름다운 모습 하나는 변함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초저녁에 촛불을 켜고 사진을 찍으면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할 수 있으나, 1997년 2월, 경주 남산에 산불이 일어나고 난 후부터는 일체 촛불을 켜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 모습 ⓒ 한정환
경주 남산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산으로 암질이 손으로 다루기 쉽지 않은 곳인데, 이렇게 큰 바위를 깎아 감실을 만들고 그 안에 부처상을 조각하였다는 것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얼마나 출중하였는지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 불곡 마애여래좌상 윗부분, 빗물이 위에서 아래로 바로 떨어지도록 홈을 파놓은 모습 ⓒ 한정환
그리고 풍화작용에 잘 견디도록 암석 주위를 빗물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윗부분을 홈으로 파서, 빗물이 아래로 그대로 떨어지게 만든 것도 우리가 배워야 할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라 여겨집니다. 하찮은 것 같아 보이지만,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풍화작용에 의하여 부서지지 않고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 비가 와도 빗물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이중으로 감실을 보호하고 있는 모습 ⓒ 한정환
이런 모든 것을 놓고 볼 때 문화유적 답사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대동하고, 현장에서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장소가 되면, 더 유익하고 즐거운 답사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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