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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제주 최고령 나무, 태풍 콩레이에 쓰러졌다

'도지정문화재' 와흘리본향당 신목 팽나무... 주민들 안타까워해

등록|2018.10.10 10:30 수정|2018.10.10 10:37

▲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와흘리본향당 신목 팽나무가 완전히 부러졌다. ⓒ 제주의소리


400년 된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팽나무가 끝내 쓰러졌다.

특히 이 팽나무는 와흘본향당 '神木(신목)'으로 보호수이자 도지정문화재로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지난 6일 새벽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와흘본향당 '신목' 팽나무가 쓰러졌다.

받치던 쇠기둥도 뽑혀
 

▲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와흘리본향당 신목 팽나무가 완전히 부러졌다. ⓒ 제주의소리


9일 현장을 가보니 밑둥이 완전히 부러져 있었다. 특히 태풍 콩레이가 강타하면서 기둥을 받치던 쇠기둥도 뽑혀 있었다.

와흘리본향당은 주민의 생산(生産), 물고(物故), 호적(戶籍), 장적(帳籍)을 관장하는 당신을 모시고 각 가정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곳이다.

와흘리본향당의 신목이었던 팽나무는 당초 2그루였다. 1982년 북제주군에서 보호수로 지정됐고, 지정 당시에는 380여 년이 됐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본향당과 신목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해 2005년 4월 15일 도지정문화재인 '민속자료 9-3'로 지정했다.

본향당 신목의 본격적인 수난은 2005년부터 시작됐다.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지 한달도 안돼 신목 1그루가 부러지는 참변을 당했다.

지난 2009년 1월에는 본향당에서 무속행위 등으로 화재가 발생, 신목이 고사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2014년에도 팽나무 1그루의 밑동이 썩어들어가 결국 완전히 고사했다.

마지막 하나 남은 제주 최고(最古) 팽나무 신목은 4년 후인 2018년 10월 6일 태풍 콩레이에 의해 두동강이 나버리게 됐다.

마을 주민들은 "며칠 전 태풍으로 마을 신목이 완전히 부서져버렸다"며 "자연재해로 쓰러질 수도 있지만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제주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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