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조작해 훈장 받고 자녀는 '특별 채용'
[2018국감-행안위 ] 홍익표 의원 "행안부, 거짓공적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11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훈처를 통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간첩 조작사건으로 훈장을 받은 이들의 자녀 12명이 취업 지원 혜택을 누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다.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상한 B씨와 C씨, D씨의 자녀 각 1명도 취업과 관련해 보훈 특별고용 대상이 됐다. 나머지 6명의 자녀도 각각 부모가 보국훈장 삼일장과 광복장을 받아 '가점 취업'했다. 이렇게 지난 7월 행안부가 서훈 취소 대상자로 선정한 9명의 자녀 12명이 취업 지원을 받았다.
보국훈장은 국가 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통일장-국선장-천수장-삼일장-광복장 5등급으로 구분된다. 수여자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과 취업, 의료, 대부 등을 지원받는다.
아직 서훈이 취소되지 않은 16명의 소속과 훈격(훈장의 등급)도 파악됐다. 홍익표 의원실 관계자는 국가기록원이 제출한 과거 국무회의록을 통해 이들의 이력을 확인했다고 한다. 사건과 이름, 소속은 아래와 같으며, 이들이 가담했던 사건은 모두 재심에서 무죄가 판결됐다.
이름/ 소속/ 훈격
이OO/ 중앙정보부 육군소장/보국훈장 국선장
홍OO/ 중앙정보부1급/ 복구훈장 국선장
양OO/ 중앙정보부 해병대령/ 보국훈장 천수장
이OO/ 중앙정보부 2급/ 보국훈장 천수장
정OO/ 중앙정보부 3급/ 보국훈장 삼일장
-이상 동백림 북괴대남적화공작단 관련 보국훈장 대상자-
허OO/ 중앙정보부 정보부이사관/ 보국훈장 천수장
김OO/ 중앙정보부 육군중령/ 보국훈장 삼일장
여OO/ 중앙정보부 육군소령/ 보국훈장 삼일장
조O/ 중앙정보부 정보주사보/ 보국훈장 광복장
-이상 서해서산 간첩 임종영 관련 보국훈장 대상자-
안OO/ 중앙정보부 검사/ 보국훈장 천수장
장OO/ 중앙정보부 정보이사관/ 보국훈장 천수장
최OO/ 중앙정보부 육군대령/ 보국훈장 삼일장
오OO/ 중앙정보부 수사서시관/ 보국훈장 삼일장
한OO/ 중앙정보부 수사주사/ 보국훈장 광복장
-이상 울릉도 간첩단 검거 관련 보국훈장 대상자-
이OO/ 삼척경찰서 총경/ 보국훈장 삼일장
신OO/ 삼척경찰서 경가/ 보국훈장 광복장
-이상 삼천포 간첩단 및 삼척지구 고정간첩단 관련 보국훈장 대상자-
문제는 행안부가 서훈 취소 대상자를 가려낼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문제 제기에도 소극적으로 대응, 간첩 조작사건에 가담해 훈장을 받은 고문 수사관들이 서훈을 유지하고 혜택을 누리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
국가폭력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지금 여기에' 변상철 사무국장은 "행안부는 그동안 뚜렷한 공적을 찾지 못해 서훈을 취소했다고 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라며 "국가기록원에 있는 국무회의록을 찾아보고 시스템을 마련해 부적절한 서훈은 취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은 "조작된 간첩 사건은 국가가 저지른 폭력이자 범죄로 국가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수여했던 서훈은 취소해야 마땅하다"라며 "행안부는 잘못 수여된 서훈은 취소하고 공적 조서를 영구보관하도록 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거짓 공적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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