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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자서전을 선물했습니다

88세 미수 생신을 맞이하여

등록|2018.10.16 15:11 수정|2018.10.16 15:11
"한 많은 엄마의 마음이 크게 위로를 받았으면..."

2018년 10월 13일 미수 생신을 맞이하여 정소순 여사 자서전 헌정식이 열렸다. 몇 년 전부터 엄마가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에 두 자매가 적극적으로 서둘러 자서전을 만들게 됐다.
 

▲ 정소순 여사 자서전 헌정식 가족 촬영 모습 ⓒ 하영례


자서전을 출판하기까지 여러 차례 형제 자매들이 만나 형식과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종적으로 의논한 결과, 글자를 쓸 줄 모르는 엄마의 말을 딸이 녹음하고 그것을 손주들이 받아적기로 하였다. 드디어 '비단옷 입고 밤길 걷기'라는 제목으로 출판을 하였다. 이 제목은 아무도 알아주거나 격려해주지 않은 엄마의 삶을 대표하는 핵심적인 표현이다.

자서전 1부는 '엄마의 배고픔과 고단함의 세월 : 나의 삶, 나의 이야기', 2부는 '자녀들의 사랑노래'를 실었다. 1부에는 엄마가 태어나서 배고픔으로 남의 집에서 일하는 8살 인생부터 결혼해서 사는 고단하고 서럽고 힘들었던 삶, 먼저 병으로 보낸 셋째 딸의 이야기, 남편에게 배려 받지 못했던 시집 생활을 말하고 있다. 2부는 5남매 부부, 손주들이 정소순 여사를 회상하며 따뜻한 사랑의 경험을 노래하고 있다.

헌정식 당일 초대한 분들은 당연히 이 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엄마의 노인정 친구들과 가족, 그리고 사돈들이었다. 순서로 엄마의 살아온 삶 동영상으로 소개, 헌정식, 감사패 증정, 서평, 시동생의 형수 자랑, 서평, 경남 김경수 도지사님의 축전도 있어 자리가 더 빛났다. 참석한 할머니들도 그 시대를 회상하고 위로 받는 시간이었다.

대한 기독교서회 서진한 사장님은 "... 정소순 선생님은 그 가난과 멸시, 굶주림과 고통 중에서도 생명을 품고 먹이고 입히는 아내이자 어머니였습니다. 여성은, 어머니는 그래서 생명의 바탕이고 근원이었습니다. 근현대사의 여성의 표본이었고 전형, 이 시대의 어머니이고 이 겨레의 어머니이고 우리의 어머니입니다..."라고 서평을 써주기도 했다.

헌정식에 참여해 축하받은 어머니는 여러 감정이 주마등처럼 지나갔겠지만 많이 위로를 받으시고 마음이 밝아지셨다. 어머니는 '기분이 좋다'를 외치고 함깨 춤을 추기도 하고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고 아주 환하게 웃으셨다.

우리 가족이 준비하고 노력한 모든 것들이 이렇게 엄마의 마음을 위로하여 행복한 여생이 되게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우리 엄마의 여생이 행복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살아온 근현대사의 주인공, 모든 어머니들에게 애쓰셨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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