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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9시간만에 재소환... 전날 조사에선 "기억 안 난다"

검찰, 사법농단 '키맨' 집중수사... 혐의 계속 부인하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등록|2018.10.16 15:26 수정|2018.10.16 15:26
 

▲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사법농단’ 관련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의 '키맨'으로 불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전날 법관 사찰, 헌법재판소 내부 파악 의혹 등을 조사받고 귀가한 지 9시간 만이다.

16일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임 전 처장을 재소환해 두 번째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48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임 전 차장은 그를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듯 손을 크게 흔들었다.

임 전 차장은 빠른 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혐의를 다 부인하느냐"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소명하실 건가"라는 등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조사를 받으러 올라가기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미소를 띤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적극 해명한다던 임종헌, 대부분 "기억 안 난다"

임 전 차장은 전날인 15일 포토라인에서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은 적극 해명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20시간 가까이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는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며 대부분의 의혹을 부인했다. 임 전 차장은 자신의 조서를 꼼꼼히 살핀 뒤 오전 5시께 검찰을 빠져 나왔다.

검찰은 법관 사찰부터 시작해 헌재 평의 내용 유출 등을 조사했으나 임 전 차장이 '중간자'인 만큼 살펴볼 혐의가 많아 다시 소환했다.

임 전 차장은 2012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5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차장으로 근무하며 '실무 총괄자'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사법농단 사건의 '실행자'와 '지시자' 중간에서 깊숙이 개입해 이 수사의 키맨으로 불린다. 임 전 차장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부터 법관 사찰 의혹, 행정처 비자금 의혹, 정운호 게이트 수사기밀 유출 등 다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전 차장이 전날과 달리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윗선 개입을 인정할 경우 검찰의 '윗선 수사'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면 피의자 신병 확보를 위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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