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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마무리하겠다며 히말라야 갔는데..." 그가 남긴 마지막 기록

고 임일진 감독이 9월 국내에서 촬영한 다큐 트레일러 영상 공개... 제작진 애도

등록|2018.10.20 16:30 수정|2018.10.20 16:30

고 임일진 감독(좌측 상단) 북한산 인수봉에서 암벽 촬영하는 모습 ⓒ 오일준

히말라야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코스로 신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등반에 나섰다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고 임일진(48) 카메라 감독의 최근 촬영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됐다(관련 링크 : https://youtu.be/FQZO0EeR6xM). 임 감독은 히말라야로 떠나기 직전인 9월, 북한산에서 활동하는 암벽 가이더를 다룬 다큐멘터리 <암벽등반가이드 되기(가제)> 제작에 참여해 암벽 촬영 씬을 전담했다.

연출자인 오일준 다큐멘터리 감독은 19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임 감독에 대해 "말이 없이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책임감이 강했다. (임 감독이) '히말라야 원정을 다녀 온 뒤에도 북한산 암벽 촬영을 끝까지 책임지고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한 뒤 히말라야로 떠났다"며 애도했다. 또한 "앞으로 암벽 촬영 씬을 어떻게 촬영해야할지 난감하지만 그의 유작 중의 하나인 이 작품을 잘 마무리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 임일진 감독북한산 인수봉에서 암벽 촬영하는 모습 ⓒ 오일준

같은 날 <암벽등반가이드 되기(가제)>의 주인공으로 출연 중인 김종식씨는 임 감독에 대해 "뭘 찍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암벽에서 줄에 매달려 있을 때는 가이더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를 보호할 줄 아는 능력이 대단히 중요한데, 임 감독은 그럴 능력이 있는 등반 전문가였다"며 사고 소식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고 임일진 감독북한산 암벽 촬영 모습 ⓒ 오일준

고 임일진 감독은 그동안 파키스탄 스팬틱(7020m), 히말라야 마힌드라(6020m), 네팔 촐라체(6440m), 에베레스트(8848m) 등의 험준한 고산(高山)을 등반하면서 산악인들의 힘든 역경과 도전의 장면들을 생생하게 촬영했다.

2008년에 캐나다 부가부를 배경으로 한 빅월 원정대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벽>으로 이탈리아 트렌토 국제산악영화제에서 '이탈리안 알파인 클럽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황정민과 정우 주연의 영화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 특수 촬영감독으로 참여하는 등 국내 산악 촬영 1인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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