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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뜨거운 '득점왕 전쟁', 말컹이냐 제리치냐

2018 K리그1 말컹, 득점왕 등극 초읽기에 들어가

등록|2018.10.24 17:42 수정|2018.10.25 09:29
 

▲ 2018 K리그1 리그 26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경남 FC 말컹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용병 첫 득점왕

2018 프로축구(K리그1,2) 리그에서 외국 용병들의 골 잔치가 계속되며 득점왕 수상도 용병의 몫으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이 용병들의 골 잔치에 의한 최다득점상 수상은 한국 프로축구 35년 역사에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K리그1(클래식)에서의 최다득점상 수상 경쟁은, 리그 전반기까지만 해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용병들 간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K리그에서 용병의 첫 최다득점상 수상 주인공은 남미나 유럽 선수가 아닌, 의외의 럭키 금성(1984~1986, FC 서울 전신) 소속의 태국 출신 피아퐁(59)이었다.

피아퐁은 럭키 금성에 깜짝 입단하여 1985년 단일리그로 진행된 K리그에서 21경기에 출전, 12골을 터뜨리며 최다득점상을 수상하는 영예와 함께 팀 우승을 이끄는 일등공신(一等功臣)으로 우뚝 섰다. 이후 피아퐁은 1986년까지 K리그를 누비며 34경기 총 17골을 기록 현재까지 K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 선수로 자리매김해 있다.

이후 1998년까지 K리그 최다득점상 수상은 용병 선수들이 근접할 수 없는 국내 토종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1999년 수원 삼성(1998~1999) 샤샤(46)가 토종 선수들을 밀어내고 26경기에서 18골을 쓸어담으며 최다득점상을 수상 K리그 두 번째 용병선수 최다득점상 수상의 히어로가 됐다.

샤샤는 크로아티아(구 유고슬라비아) 태생으로 1995년 K리그 부산 대우 로얄즈(1995~1998, 부산 아이파크 전신)에 첫 발을 내딛은 뒤 수원 삼성으로 이적 수원 삼성의 리그컵과 수퍼컵 우승을 이끌었고, 또한 2000년 성남 일화(2000~2003, 성남 FC 전신)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2001년부터 2003년까지 K리그 정규리그 90경기에 나서 총 27골로 성남 일화의 리그 3연패 위업을 달성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용병으로서 소속 3개팀 모두에서 우승의 금자탑을 쌓아 K리그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K리그에서 샤샤의 뛰어난 활약은 각 구단에게 용병 해결사에 관한 관심과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각 구단은 용병 해결사 영입에 박차를 가하면서 급기야 2000년 이후 K리그 최다득점상 수상은 용병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했다. 그 중 수원 삼성(2002~2002, 2005~2007) 산드로(38.브라질)와 전북 현대(2002~2005) 에드밀손(50.브라질)이 대표적이다. 산드로는 2001년 시즌 22경기 13골로 최다득점상을 수상했지만 이후 K리그에서 더 이상의 해결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전남 드래곤즈(2007)에서 축구화를 벗었다.

그 뒤를 이어 2002년 시즌 최다득점상 수상은 27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한 에드밀손이 차지했다. 에드밀손은 용병으로서 K리그 생활동안 2003년 K리그 도움왕과 2003년 FA컵 최우수선수(MVP) 및 2004년 수퍼컵 MVP 등으로 K리그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며 해결사뿐만 아니라 공격 선수로서의 타고난 능력을 과시했다. 이어 2004년 최다득점상 수상은 전남 드래곤즈(2004)와 첫 인연을 맺은 모따(38.브라질)에게 돌아갔다. 모따는 K리그에 데뷔하자마자 한 시즌동안 22경기에 출전 전매 특허인 정확한 왼발을 무기로 14골로 K리그를 호령하며 '모따신'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 2018 K리그1 리그 23골로 득점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강원 FC 제리치 ⓒ 한국프로축구연맹


득점왕 토종 해결사 등극했던 김도훈, 우성용

이후 모따는 성남 일화(2005~2009)와 포항 스틸러스(2010~2011)를 거치며 K리그 7년 동안, 통산 178경기에서 무려 71골 34도움을 기록 K리그 용병 레전드 중 한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K리그 무대를 떠났다. 울산 현대(2005~2008)에 몸담았던 마차도(42.브라질) 또한 2005년 시즌 모따와 같이 K리그 데뷔 첫 해 17경기 13골로 최다득점상을 수상했지만, K리그에 다른 최다득점상 수상 용병과는 다르게 K리그 적응에 실패하며 K리그와 작별을 고했다. 이런 가운데 용병들의 최다득점상 수상 잔치에 2003년 성남 일화(2003~2005, 2005~2006) 소속 김도훈(48.울산 현대 감독. 40경기/28골)과, 2006년 우성용(45.인천 광성중 감독, 28경기/16골)의 최다득점상 수상은 그나마 토종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준 위안 거리였다.

2007년 시즌 최다득점상 수상은 또 다시 경남 FC(2007~2008)에 모습을 보인 용병 까보레(38.브라질)였다. 브라질 리그에서의 유명무실한 활약으로 그 누구도 까보레에게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까보레는 K리그 무대에 서서 보란듯이 전반기 동안 단숨에 10골을 폴아치는 골 폭풍을 일으키며 단 한 시즌 동안 25경기 17골로 짧고 굵게 K리그를 마감했다.

K리그 7시즌 최다득점상 수상에 하나의 특징이 있다. 그것은 샤샤를 제외하고 수상자 6명 모두가 브라질 용병이라는 사실이다. 두 시즌 연속해서 용병에게 최다득점상 수상을 넘겨주고 자존심을 구겼던 토종 해결사는, 킬러 본능을 발휘하며 2009, 2010년 두 시즌 최다득점상 수상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포항 스틸러스(1998~2007) 이동국(40)은 1998년 고교(포항제철고) 졸업 후 그 해 K리그에서의 뛰어난 활약과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 우승에 크게 공헌하여 신인상 수상을 맛봤다. 이어 2009년 전북 현대로 이적하여 곧바로 27경기 20골을 기록 실로 11년 만에 감격스러운 최다득점상 개인 수상은 물론 MVP까지 움켜쥐는 영광을 누렸다. 이 같은 이동국의 개인능력은 2011, 2014, 2015년 시즌 또 다시 MVP 수상으로 이어졌고 현재도 이동국의 급이 다른 능력은 식을 줄을 모르고 토종 해결사로서 13골을 쓸어담으며 용병 해결사에 이어 득점랭킹 5위를 올라 있다.

이어 인천 유나이티드(2008~2011) 유병수(30.FK 로스토프)는 28경기에서 22골이라는 순도 높은 득점력을 과시하며 최다득점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2010년 수상 이후 K리그에서 존재가치가 미미해진 채 해외 진출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K리그 역사에서 최고의 용병 해결사로 손꼽히는 인물은 바로 데얀(37.몬테네그로)이다. 데얀은 2007년 처음으로 인천 유나이티드(2007~2008)에 몸담고 K리그 무대에 뛰어들어 한 시즌을 소화하고, FC 서울(2008~2014, 2016~2017)로 이적했다. 이후 그야말로 득점 머신으로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뽐내며, 2011년 29경기 23골, 2012년 42경기 31골을 뽑았다. 그리고 K리그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원년 K리그1(클래식)에서 29경기 19골로 3시즌 최다득점상 수상이라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역사를 썼다. 용병으로서도 2004년 수원 삼성(2003~2008) 나드손(36.브라질), 2007년 포항 스틸러스(2004~2008) 따바레즈(35.브라질)의 뒤를 이어 2012년 MVP까지 수상하기도 했다.

데얀은 수원 삼성(2018~) 소속으로 국내와 용병 선수 통틀어서 이동국과 함께 K리그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하며 현재까지 K리그 통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 기록이란, 301경기 172골(리그컵 포함 324경기 183골)이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통산 63경기 32골로 역대 득점 순위 2위에 올라있다.

데얀이 3시즌 동안 최다득점상 수상을 독식한 마지막 해인 2013년 K리그2(챌린지)에서는 상주 상무(2012~2014) 이근호(33.울산현대)가 25경기 15골로 최다득점상을 수상했다.

이어 2014년 K리그1 최다득점상 수상자는 수원 삼성(2013~2017)의 산토스(33.브라질) 차지였다. 산토스는 2009년 브라질 파라나주 1부리그 최다득점왕 출신임에도 2010년 제주 유나이티드(2010~2012)에 진출 해결사 능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산토스는 수원 삼성에 몸담고 놀라운 센스와 빠른 슈팅 타이밍의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35경기 14골로 2014년 최다득점상을 수상했다. 이후 2017년 시즌 중에는 통산 58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하며, 수원 삼성 구단 역사상 최다골인 57골(서정원, 산드로) 기록까지 경신 그야말로 산토스는 수원 삼성의 진정한 레전드로 자리매김 했다.
 

▲ 2018 K리그1 리그 19골로 득점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울산 주니오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편 K리그2 최다득점상 수상은 대전 시티즌(2014~2015) 소속으로 32경기 27골을 기록한 아드리아노(31.전북 현대)에게 돌아갔다. 2015년 시즌에는 울산 현대(2008~2015)에서 전북 현대(2016~)로 적을 옮긴 김신욱(30)이 K리그1 최다득점상을 거머쥐었다. K리그 무대에 뛰어들어 197Cm의 신장에 걸맞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울산 현대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김신욱은, 이미 2013년 K리그1 MVP 수상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한 바 있고 전북 현대에서는 5년 사이 4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4시즌 동안은 물론 개인 통산 7번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며 여전히 진기록 경신을 위하여 발과 머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더불어 2015년 K리그2 최다득점상 수상은 39경기 26골의 대구 FC(2014~2016) 조나탄(30.톈진 테다) 몫이었고 조나탄은 이를 발판으로 MVP까지 오르기도 했다.

승강제 도입 이후에도 K리그1, 2에서의 최다득점상 수상 분포도 역시 용병 해결사의 강세였다. 하지만 그 강세는 2015년 김신욱 수상에 이어 2016년 다시 한번 토종 해결사에 제동이 걸렸다. 그 주인공은 바로 광주 FC(2016) 정조국(34.강원 FC)이었다. 정조국은 2003년 안양 LG(FC 서울 전신)에 입단하여 그 해 신인상을 수상하는 깜짝 주인공이 되며 총 8년간 붙박이 FC 서울(2003~2010, 2012)맨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광주 FC에 둥지를 틀고 변신을 꾀하여 31경기에 출전 20골로 최다득점상 수상과 더불어 MVP, 베스트 11 공격수 부분까지 모두 휩쓸며 3관왕에 등극 화려하게 부활했다. 정조국의 이 같은 부활은 비우승팀 소속 MVP 수상자로는 K리그 역대 4번째여서 2016년을 빛낸 K리거 최고의 별로서 그 의미는 더욱 값졌다. 반면 K리그2 최다득점상 수상은 30경기 20골로 대전 시티즌(2016)의 공격 선봉 김동찬(32.수원 FC)에게 돌아갔다.

2시즌 동안 토종 해결사를 배출했던 K리그1은 2017시즌 다시 최다득점상 수상을 비롯해 2009년 제정된 팬(FAN)타스틱 플레이어, 베스트 11 수상까지 모두를 용병인 수원 삼성(2016~2017) 조나탄에게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조나탄은 K리그1 후반기에 리그 9골과 FA컵 2골을 포함해 8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가는 골 사냥꾼 역할을 톡톡히 하며, 한 시즌 동안 29경기 22골로 임대 선수에서 '난세의 영웅'으로 거듭났다. K리그1에서 조나탄이 '난세의 영웅'이었다면 K리그2에서는 경남 FC(2017~) 말컹(24)이 '난세의 영웅'인 동시에 구세주였다. 농구 선수 출신으로 보잘것 없는 선수 커리어로 무상 임대 형식으로 경남 FC에 안착한 말컹은 그야말로 괴물로 탈바꿈 했다.

말컹의 K리그2 무대에서 활약은 '물 만난 고기'였다. 197Cm의 장신을 이용한 헤더는 물론이고 발기술도 뛰어나 32경기에 출전해 높은 골 결정력으로 22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팀의 K리그2 우승과 함께 K리그1 승격을 견인하며 최다득점상, MVP, 베스트11 공격수상 모두를 꿰찼다.

K리그1 승격 후 말컹의 득점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018 K리그1 33라운드 정규리그 종료 후 현재 26골로 득점 순위 맨 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며 경남 FC 또한 이변의 K리그1 2위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말컹의 이 같은 맹활약은 2018 K리그1 최다득점상 수상은 물론 MVP 수상까지도 가능케 하고 있다.
 

▲ 2018 K리그1 리그 골로 득점 5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북 현대의 이동국 ⓒ 한국프로축구연맹


말컹이냐 제리치냐

앞으로 각 팀당 상하위 스플릿 5경기씩을 남겨놓고 있는 현재 최다 득점상 수상 변수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하지만 말컹의 최다득점상 수상은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2018 K리그1에서의 최다 득점상 수상 경쟁은 23골을 기록하고 있는 강원 FC(2018~) 제리치(26)와 말컹으로 좁혀져 있다.

8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은 물론 2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오버해트트릭(4골)의 화력포 원맨쇼를 펼친 제리치, 이에 말컹은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 이어 24라운드에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해트트릭으로 응수하며 장군 멍군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현재 용병들간의 역대급 최다득점상 수상 경쟁은 제리치가 컨디션 난조와 팀 전술의 변화로 인하여 주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말컹이 28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2골을 기록 역전에 성공하며 K리그1, 2 리그 최다 득점상 수상자로서 '별중의 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용병 해결사로 두 경기(25라운드 상주 상무, 26라운드 FC 서울) 연속 멀티골을 터트리며 19골을 기록 최다 득점상 수상의 제3세력으로 가세한 울산 현대 주니오(32.2018~, 대구 2017)와 7경기 6골의 꾸준한 활약으로 16골의 기록하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26.2018~)도 K리그 용병 해결사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말컹이 과연 최다득점상 수상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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