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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냉면 면박? 맞장 뜬 김성태·홍영표

김 원내대표 "반강제로 가서 모멸 당해"... 홍 원내대표 "전체적인 맥락에서 봐야"

등록|2018.10.30 15:04 수정|2018.11.02 16:14
 

재계 수장들도 맛보는 옥류관 평양냉면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9월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식사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조평통) 위원장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한 재벌 총수들에게 했다는 말이다. 지난 29일 국회 외교통일워원회 통일부 국정감사 당시 정진석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대기업 총수들이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 자리에서 리 위원장이 불쑥 이 말을 꺼냈다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명균 장관은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있었던 리 위원장이 그 말을 했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이 다음 날 여야 원내대표 간 설전으로 이어졌다.

김성태 "무례와 천박함이 북한 본 모습"....홍영표 "국빈대우 사실이 더 중요"
 

'경제가 평화' 내건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한국당은 '평화가 경제'라는 문구를 회의장에 내걸었다. ⓒ 남소연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발언을 전하며 "상소리도 이런 상소리가 있을 수 없다. 무례와 천박함이 북한의 본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명색이 글로벌 기업 총수들을 데려다가... 가고 싶어 갔나? 반 강제로 데려 갔으면 이런 모멸은 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조치해야 했다"라고 맹비난했다.

리 위원장의 발언을 겨냥해 "저잣거리의 시정잡배도 하지 않을 막말"로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나라 기업 총수, 그것도 냉면 한 그릇 먹으려고 반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과 대한민국은 리 위원장 앞에서 우스워졌다"라면서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실상인지 국민께 똑바로 이야기해달라"고 말했다.
 

'평화가 경제' 내건 홍영표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회의장에 '평화가 경제다'라는 문구가 내걸려 있다. ⓒ 남소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같은 한국당의 공세를 '시각 차이'로 맞받았다. 홍 원내대표는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 빨간 색안경을 끼고보면 빨갛게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그 말 한 마디를 가지고 굴욕적이다, 아니다 판단하기는 어렵다"라고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대화라는 것은 전체를 놓고 판단하는 것과 말 한 구절을 빼내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라면서 "북한 최고 통치자가 (총수들을) 최고 국빈대우를 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지 않나. 몇 백 명이 같이 갔는데 거기서 일어난 말 한마디를 가지고 전체를 문제 삼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진석 의원은 전날 국감 질의에서 "리 위원장이 총수들에게 면박을 준 것 아니냐"며 "국민 자존심을 지켜달라"고 질타했고,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측에서 남북 관계에 속도를 냈으면 하는 차원에서 한 이야기"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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