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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시인은 '윤이상'을 어떻게 기억할까

통영민예총, 기일인 11월 3일 행사 ... 최정규 시인 강연 등 예정

등록|2018.10.31 10:08 수정|2018.10.31 10:08

▲ 통영민예총은 11월 3일 윤이상기념관에서 “통영시인이 아는 윤이상” 행사를 연다. ⓒ 통영민예총


"… 그토록 오고 싶어 하셨고 / 원 없이 안기고 싶으셨던 / 어머니 땅 통영에 이제야 오셨습니다 …."

통영 최정규 시인이 쓴 시 "윤이상 영원한 부활이여!"의 한 구절이다. 최정규 시인을 비롯한 통영지역 '민예총' 회원들이 늦가을 저녁, 고 윤이상(尹伊桑, 1917∼1995) 선생을 기리는 행사를 연다.

바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통영지부(통영민예총)가 오는 11월 3일 저녁 윤이상기념관에서 여는 문예아카데미 "통영시인이 아는 윤이상"이다. 이날은 윤이상 선생의 '기일'이다.

윤이상 선생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고 통영에서 자랐다.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유해는 이국 땅 독일에 묻혀 있다가 올해 고향 땅에 안장했다. 23년만의 일이다.

통영민예총은 "윤이상 선생의 예술적 업적을 기념하며 '2018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한창인 가운데, 윤이상의 고향 후배 예술인들과 통영시민들이 모여 윤이상의 예술적 업적과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통영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기일을 맞아, 문예아카데미 '학술과 예술의 날' 행사를 연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용남풍물패의 길놀이로 문을 열고, 고철수 통영민예총 지부장이 개막인사를 한다. 이어 원종태·김해화 시인이 시낭송하고, 김귀업(아쟁산조), 김소연(대금산조)씨 등이 윤이상 선생을 기리는 공연을 한다.

마지막에 최정규 시인은 "통영시인이 아는 윤이상"을 주제로 강연한다.

통영민예총 관계자는 "오는 11월 3일은 윤이상 선생의 기일이다. 낮에는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결선 경연이 있는데, 콩쿠르를 관람하신 분들도 저녁에 윤이상기념관에서 윤이상 선생의 고향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된다면 이날의 의미가 더욱 클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통영민예총은 지난 24일 임시총회를 열고 신임 지부장으로 용남풍물패 고철수 회장을 새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고철수 지부장은 "민예총 통영지부 활성화와 동시에, 통영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예술을 즐기는 여건이 확대되는 데에 기여하고자한다"고 밝혔다.

윤이상 영원한 부활이여!

최정규

아! 이제야 님이 오셨습니다
기어이 오실 곳으로 오셨네요

꿈 속에서만이 뵙게 되었는데
이제야 꼬옥 껴안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오고 싶어 하셨고
원 없이 안기고 싶으셨던
어머니 땅 통영에 이제야 오셨습니다

온 우주의 기온을 모아 작곡하셨던
그 음악 좋아 하시고
예술가보다는 사람다운 사람이기를 바라시면서
조국과 민족을 자신보다 더 사랑하시며
자유와 정의와 통일과 평화를
한없이 원하셨던 님이시여

곁에 보이는 저 꽃과
눈 앞에 있는 저 푸른 바다와
어린아이의 해맑은 웃음과
어머니의 높고 깊은 자애처럼
님과 분신인 음악 속에서
작곡자와 무슨 수식어가 있어야 합니까

아! 오늘은 님이 오시는 날
조국의 땅에 입 맞추고
고향의 흙 속에 안기시어
태어나셨던 그 자리로 오셨습니다
이 앞에서 우리 두리두리 켜 안고
소통하고 나누고 용서하며 사랑하는 시작의 날로
지워지지 않는 마음 속에 새겨봅니다

이 세상의 빛이요 구원의 땅인 통영을 모태로 한
백 오십여곡 님의 음악은
이제 온 누리를 싸안고 있습니다

오늘은 님이 오신 날
두룡포 여기 저기 노닐면서
만날 사람 만나시고
찾아 볼 곳 찾아보시면서
다시 샘솟듯 차오르는 악상을
저 통영 바다 위에 마음껏 펼치십시오

통영 윤이상, 영원한 부활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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