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사관에 '10만인 서명 용지' 전달한 4·3 유족들
"4·3 국가 사과 15년 지났지만... 미국도 책임 물어야"
지난 2003년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 확정되자 노 전 대통령은 제주도민들을 만나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써 과거 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어제(10월 31일)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아래 4․3범국민위) 그리고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4·3에 대한 미국과 국제연합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10만9996명의 서명이 담긴 서명지를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4·3학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짚고, 합당한 조처를 요구했다.
이 단체들은 지난해 10월 17일 이승만 정부가 제주도 집단 학살의 시작인 초토화명령을 내린 날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이 자리에서 '10만인 서명운동'을 선포했다.
한 살 때 가족을 잃고 오랫동안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살았던 김춘보씨(4·3유족회 행불인협의회 호남위원장)는 "뒤늦게야 4·3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4·3운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번에 서명운동에 힘을 쏟았다"며 국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미국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4·3학살에 대해 미국의 책임 조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장에서 김춘보유족이 4·3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국민들의 참여 호소 ⓒ 박진우
▲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미국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4·3의 진실을 학생들과 공유한 선생님과 강서학생자치연합 학생들을 대표하여 서지혜 학생이 그간의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 박진우
"▲ 친일파 등용과 국내 정치세력의 폭력적 재편, 단독정부 수립 강행 등 미국의 점령체제와 점령정책과 1947년 3.1절 집회에서 미 군정 경찰의 발포로 인한 인명살상 ▲ 이에 항의하는 제주도민에 대한 무차별 연행 등 대탄압 ▲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 발발 이후 평화적 해결의 길을 거부하고 무력충돌의 격화와 대규모 희생을 낳을 수밖에 없는 강경진압정책 선택 ▲ 5.10 단독선거에서 제주도 2개 선거구 선거 무산 이후 제주지구 사령관으로 파견된 브라운 대령의 강경진압 작전 ▲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한국군에 대한 작전권을 갖고 있던 미 군사고문단이 1948년 가을 이후의 무차별 대량학살을 제어하기는커녕 초토화 작전에 직·간접으로 개입하여 학살을 부추긴 사실"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미국이 4·3에 대해 법률적, 정치적으로 책임져야할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미국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4·3학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관계자들, 왼쪽부터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강호진 위원장,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혜찬 스님,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백가윤 국제팀장 ⓒ 박진우
▲ 제주4·3 제70준녀 범국민위원회가 미국의 책임을 촉구하는 행위극“I don’t care about the cause, my mission is to suppress only(원인에는 관심이 없다, 나의 사명은 진압뿐”이라는 미군정 제주지구 사령관인 브라운대령이 1948년의 말을 통해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였다. ⓒ 박진우
▲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미국의 책임을 촉구하는 행위극“The U.S. must take responsibility for the jeju April 3rd massacre!(미국은 제주4·3학살에 책임져야 한다)”라며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였다. ⓒ 박진우
이들 세 단체는 주한 미국대사관에 10만인 서명지를 전달한 후 "4·3학살에 대한 미국 책임을 묻는 활동의 시작"이라고 밝히며 "앞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에 제주4·3에 대해 알리고 의제화해 나가는 사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미국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주한미국대사관에 10만인의 서명지 전달한 후 4·3학살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운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설명하는 관계자들. 왼쪽부터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강호진 집행위원장,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 김필문 대행,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박진우 사무처장,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정문현 전 회장, 제주4·3희생자유족회 김춘보 호남위원장,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김창범 회장, 제주4·3희생자유족부녀회 오정희 부녀회장,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허상수 공동대표, 제주4·3희생자유족부녀회 양유길 여성부회장,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정연순 상임공동대표, 제주4·3희생자유족회 오임종 회장 대행, 제주4·3연구소 허영선 소장 ⓒ 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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