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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바보 꽃할배, 오늘만큼은 외손주 친구가 되다

[포토에세이] 외손주와 함께한 서울 창경궁 가을 단풍 나들이

등록|2018.11.05 08:53 수정|2018.11.05 08:53

▲ ⓒ 한정환


요즘은 페이스톡이 있어 정말 편리합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연결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대가 되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2일 금요일 저녁 이제 갓 4살 먹은 외손주 한데 페이스톡이 왔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답답했는데, 요즘은 제법 자기 의사 표현을 무척 잘해 귀엽기까지 합니다.
 

▲ ⓒ 한정환


어린이집에 갔다 오면 자기와 같이 놀아줄 사람이 없다는 외손주의 하소연입니다. 외손주의 하소연을 못 들은척할 수 없어, 이튿날 아침 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외할아버지를 보고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외손주를 데리고, 처음 찾아간 곳이 바로 창경궁입니다. 군 복무 시절 딱 한 번 와서 보고 몇 십 년 만에 처음 찾은 창경궁은 예나 지금이나 옛 모습 그대로인데, 주변에 심은 수목들은 조경에 신경을 많이 쓴 듯 그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잔국 유명 단풍 명소는 거의 다 한 번씩은 가 보았지만, 서울 한복판에도 이런 단풍 명소가 있나 할 정도로 너무 아름답게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 외손주도 춘당지 일원 앞에서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름답고 연못에 노니는 물고기가 신기한 듯,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하고 벤치에 주저앉아 버립니다. 그리고 주변 단풍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쳐다보며, 비가 내린다고 좋아하는 외손주의 모습이 감성적이기까지 합니다.

이제 길을 가다 안아 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혼자서도 잘 걷고 뛰어다니는 든든한 사내 녀석입니다. 오늘 하루 친구가 되어 준 바보 꽃할배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 외손주,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대견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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