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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자동차 고사' 목격한 비구니 스님들이 한 말은?

등록|2018.11.19 09:27 수정|2018.11.19 09:31

▲ ⓒ 한정환


지난 17일 아침 김유신 장군묘 단풍나무 취재차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오랜만에 자동차 고사 지내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나중에 참고 자료로 필요하다 싶어 멀리서 사진 한 장을 찍어 두려는데, 바로 위에서 비구니 스님들이 걸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비구니 스님들이 고사 지내는 앞을 지나갈 때 사진을 찍으면 너무 좋겠다 싶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카메라 사각창에 드디어 비구니 스님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때다 싶어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스님들이 합장을 하며 하시는 말씀이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안전운행하세요'입니다.

자동차 고사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민간신앙의 일종입니다. 고사 지내는 걸 보니 악귀가 없는 날인 '손 없는 날' 이구나 싶어 확인하니 음력으로 10일입니다. 우리 부모님들한테 배운 손 없는 날은 이렇습니다. 음력으로 초하루와 이튿날은 동쪽 귀신, 사흗날과 나흗날은 남쪽 귀신, 닷샛날과 엿샛날은 서쪽 귀신, 이렛날과 여드렛날은 북쪽 귀신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혼례를 치르는 날, 이사 가는 날 등 집안에 중요한 대·소사를 지낼 때는 귀신이 다닌다는 이런 날을 피해 음력으로 9,10,19,20,29,30일 날을 선택하여 집안 행사를 치릅니다.

자동차 고사를 지내는 차량을 보니 무려 3대입니다. 보통 1대 세워 놓고 지내는 건 보았지만 이건 조금 예외입니다. 큰돈을 들인 듯 보입니다. 아마 자식들이 둘 있는 걸 보니 자식들 차와, 아내에게 줄 1대 합해서 3대입니다. 아마 가장이신 아버님께서 큰 선물을 하신 듯 보입니다.

음주운전 등으로 교통사고가 잦자 요즘 윤창호법을 만들어 처벌을 강화하자는 운동이 온통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비록 민간신앙이지만 이런 자동차 고사라도 지내 운전자 스스로 음주운전 안 하기, 안전운행, 교통법규 준수를 자진해서 지킨다면 우리 사회는 더 밝은 모습의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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