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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사람처럼 사념을 부르는 이발관의 사물들

등록|2018.12.02 11:15 수정|2018.12.02 15:08

▲ ⓒ 김종성

 

▲ ⓒ 김종성

 

▲ ⓒ 김종성


해가 갈수록 화려한 것보다는 오래된 것들에 마음이 끌린다. 그래서일까, 한 달에 한 번 머리를 깎으러 갈 때 미용실보다 이발관을 찾게 된다. 흥미롭게도 서울엔 이발소가 많아 매번 다른 곳을 찾아가는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

이발사 아저씨에게 머리를 맡긴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시간은 사념에 빠지기 좋은 시간이다. 큰 유리 거울 아래 가지런히 놓인 이발기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소용이 떨어지면 사람도 쉽게 버리는 시대, 수선의 흔적이 훈장처럼 배여 있는 이발기구들에 절로 눈길이 머물렀다.

이발도구들은 기능적 쓰임새를 넘어 온기가 느껴지고 낡음은 사람의 늙음을 연상케 했다. 늙어간다는 것은 한때 찬란했던 제 몸의 일부를 버리는 일이라 했던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뭘 그런걸 (사진) 찍느냐고 말하면서도 이발사 아저씬 못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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