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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와 대구경찰청 함께한 인권선언 기념식... 권영진 시장은 왜 불참?

인권단체들은 '대구경북 5대 인권뉴스' 발표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등록|2018.12.10 18:57 수정|2018.12.10 19:10

▲ 대구경북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대구경북인권주간조직위는 10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5대 인권뉴스를 발표했다. ⓒ 조정훈


"인권은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억압과 차별에 호통 치는 투쟁하는 자들의 목소리이다. 힘겹지만 당당하게, 분노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우리 함께 가장 낮은 곳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다시 외치자!"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대구지역 인권단체들이 올해의 5대 인권뉴스를 발표하고 인권위 대구사무소는 대구시, 대구지방경찰청과 함께 처음으로 기념식을 열었다. 하지만 '인권도시 대구'를 내세웠던 권영진 대구시장은 불참해 비난을 받았다.

대구·경북 5대 인권뉴스 발표 "공공기관 인권침해 심화"

대구경북양심수후원회와 인권실천시민행동 등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경북인권주간조직위원회와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10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5대 인권뉴스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5대 인권뉴스는 대구 8개 구·군 파견노동자 789명 정규진 전환 전무, 성폭력 피해 여성에 2차 피해 준 수성서 책임자 처벌 요구, 경상북도 영풍제련소 조업정지 대신 과장금에 주민들 소송, 대구은행 비정규직 성폭행 무죄, 장애인들 천막 치고 152일 투쟁으로 인한 탈시설 권리투쟁 보장 등이다.

이날 발표한 5대 인권뉴스는 노동권과 자유권, 사회권, 평화권, 환경권, 교육권, 성소수자, 이주민인권, HIV감염인인권, 성평등권, 장애인인권, 청소년인권 등에서 뽑은 올해의 뉴스 중 752명의 시민들의 참여로 뽑은 것이다.

인권뉴스를 발표한 대구경북인권주간조직위는 "공공기관과 지자체에 의해 시·도민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심화되고 있다"며 "또 여전히 지속되고 반복되는 노동인권침해와 공공기관의 노조탄압, 비정규직 해고와 차별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허울뿐이라는 사실이 대구지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대구 8개 구·군에서 파견노동자가 789명이나 있음에도 정규직 전환은 단 한 명도 없는 사실은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는 시민 인권보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대구시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며 "지역의 인권보장제도 강화에 직접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우리는 차별 없는 세상 꿈꾼다"
 

▲ 대구경북차별철폐금지법제정연대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10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차별금지접 제정을 촉구했다. ⓒ 조정훈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대구시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리의 인권을 나중으로 미룰 수 없기에, 평등을 우회할 수 없는 인권을 외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세계인권선언 70년이 흘렀지만 한국사회는 인권보다는 혐오가, 평등보다는 차별의 목소리가 더 커져만 가고 있다"며 "혐오세력은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고 차별을 선동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혐오세력의 눈치만 살피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차별금지법이 해결하고자 하는 불평등의 문제는 특정한 소수자 집단이 아닌 모든 사회구성원의 문제"라며 "심각한 차별을 직면하는 소수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모두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과 배치되지 않는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대구인권사무소, 대구시 및 대구지방경찰청과 첫 기념식 열어... 권영진 시장 불참
 

▲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는 10일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대구시, 대구지방경찰청과 함께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 조정훈


이날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시 사무소는 대구시, 대구지방경찰청과 함께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식을 열고 인권 증진을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그동안 세계인권선언일을 기념하는 시민단체의 행사가 있었지만 이들 세 기관이 함께 기념식을 가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상길 행정부시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대구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운동의 출발점이 된 2.28민주운동이 시작된 도시"라며 "그 정신적 자산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어 "인권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라며 "장애가 있다고 해서, 여성이라고 해서, 혹은 가난하다는 등의 이유로 차별 받아서는 안 되는 기본적인 권리이며 천부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은 "약자에 대한 사회적 장벽을 제거하고 모든 시민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기본권을 보장하는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인권은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철구 대구지방경찰청장은 "경찰활동을 함에 있어 적법절차와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지, 업무수행 중 인권을 침해하는 관행은 없는지 잘 살피면서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 대해서는 따뜻한 인권경찰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단체 대표로 참석한 전은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인권에 기초한 정책은 '대화'가 첫 출발점"이라며 "어렵고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더 귀담아 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권영진 대구시장에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가장 성찰하고 인권선언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기관 중 한 곳인 대구시의 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너무 아쉽다"며 "대구 도심마다 걸린 '인권도시 대구' 슬로건이 무색하다"고 비판했다.
  

▲ 10일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식에서 관음중 2학년 양선아 학생과 가족들이 인권영상공모전에서 대상인 국가인권위원장상을 받고 즐거워하고 있다. ⓒ 조정훈


한편 대구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영상공모전에서 관음중학교 2학년 양선아 학생이 만든 <인권과 편견>이 국가인권위원장상을 수상해 박수를 받았다.

노변초등학교 4학년 서승연 학생과 중앙고등학교 2학년 임영주 학생은 대구시장상을, 월배중학교 1학년 이희혜 학생은 대구시의장상을, 노변초 4학년 오채원 학생과 남양학교 중학 3학년 양민영 학생은 대구시교육감상을, 신기중 2학년 김해원 학생과 사대부중 2학년 이다연 학생은 대구지방경찰청장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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