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집에 환자 없게 해준다는 이 나무, 차로 만들었더니

목포시 '시과'로도 지정된 비파, 차맛이 너무 좋아요

등록|2018.12.11 20:10 수정|2018.12.11 20:11

비파목포시 시과로 지정된 비파나무입니다. 2년전 접목 비파 식목을 교회텃밭에 심었는데, 이렇게나 멋지고 큼지막하게 자랐어요. ⓒ 권성권


오늘 비파차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장작 난로와 프라이팬 위에서 덖을 때는 녹차 향기가 났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직접 끓여서 마셨을 때에는 보이차 맛과 향내가 풍겨 나왔습니다. 물론 그 향과 맛은 보이차와 비슷할지 몰라도 몸에 효능은 훨씬 더 이롭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사실 비파나무는 목포에 내려와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목포에서는 목포시 시과(市果)로 지정할 정도였습니다. 오죽 했으면 비파나무의 이름을 딴 아파트 이름까지 지을까 싶었죠. 그때부터 비파나무가 중요하다는 알게 되었습니다. 옛날부터 비파나무가 자라고 있는 집에는 아픈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까지 전해 내려왔다고 하죠. 비파나무를 '무환자나무'(無患子)로 부른 이유가 그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파 이파리비파 이파리를 따서 하얀 솜털을 닦아 줬습니다. 그리고 응달에 찬찬히 말렸습니다. ⓒ 권성권


2년 전에 교회 텃밭에다 접붙인 비파 식목을 심었습니다. 오로지 그 비파나무 열매를 따 먹고 싶은 생각에서 그랬습니다. 그 열매가 살구나 매실보다 작긴 하지만 그 맛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죠. 순전히 그 열매를 따먹으려고 그 나무를 심었는데, 올해는 그 나무에서 넓고 튼실한 이파리들이 자라난 것이었습니다. 

그때 이 이파리들을 차로 만들어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중국에서는 비파나무의 열매뿐만 아니라 잎과 줄기와 꽃, 그 모든 것들을 약재로 쓴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바로 그 사실 때문에 비파나무 이파리들을 차로 만들 생각을 한 것입니다. 차로 만들어 마시면 그 약재의 효능에 버금가지 않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마른기침과 가래를 삭이는 데 탁월한 효과
 

자른 비파 이파리들여러번에 걸려 그 말린 비파 잎들을 작게 작게 자른 모습입니다. 좀더 잘라야 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더 작고 곱게 자를 생각입니다. ⓒ 권성권

  내가 직접 차로 만든 방법은 그것이었습니다. 크고 튼실한 비파나무의 이파리들을 따서 하얀 솜털을 닦아 줬습니다. 그 뒤 1주일간 그것들을 응달에 말렸습니다. 촉촉한 기운이 다 빠져나간 것은 감촉으로 알 수 있었죠. 그것들을 이제 한 잎 한 잎 가위로 중간에 자르고, 또 양쪽으로 잘게 잘랐습니다.

드디어 오늘 그것들을 사무실에 있는 장작난로 위의 냄비에다 넣고 덖어보았습니다. 불이 올라오는 게 약해서 그랬을까요? 잘 덖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직접 가지고 올라가서 부엌에 있는 프라이팬 위에다 올려놓고 다시금 덖었습니다. 그랬더니 스멀스멀 녹차 향기가 올라오면서 훨씬 진한 빛깔로 덖어졌습니다.

그쯤이면 되었겠다 싶었습니다. 이제 잘 덖은 녀석들 중에서 네 닢 정도만을 커피포트에 넣고 물을 부어 끓였습니다. 그리고는 3분 정도 지나 컵에 부었습니다. 와우! 그 빛깔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맛과 향기가 꼭 보이차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5년 전에 아는 분이 보이차를 선물해 줬는데, 그때 맛본 그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그 끝 향기가 훨씬 개운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비파 이파리 프라이팬에 덖다사무실에 있는 작은 장작난로 위의 냄비에다 덖었는데, 잘 돼지 않았죠. 그래서 집으로 가지고 가서 프라이팬에 올려 놓고 다시 덖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주 곱고 진한 빛깔을 띠기 시작했어요. ⓒ 권성권


물론 비파차의 효능은 보이차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몇 몇 자료들을 뒤적여보니 비파나무에 대한 효능을 그렇게 소개해 주고 있었습니다. 비파묘목은 항암작용에 좋고, 비파나무는 폐와 오장을 윤택하게 해서 기를 내려주고, 비파 잎은 마른기침과 가래를 삭이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입니다.

그 밖에 다른 효능도 없지는 않겠죠?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차로 마시는 이 맛과 향이 너무 좋고 몸까지 이롭게 한다고 하니, 앞으로도 더 많이 만들어 마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목포에 오신다면 미리 제게 연락을 주시면 제가 그 맛과 향을 선보이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비파차마침내 완성한 비파차 모습입니다. 전에 만들어 마셨던 작두콩차나 몇 년 전에 마셨던 보이차 빛깔과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몸의 효능은 그것들과 비할 바가 아닐 것 같습니다. 그 끝 맛도 개운할 정도였습니다. ⓒ 권성권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