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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노동자 "용균아! 더 빨리 따뜻한 곳으로 옮겼어야했는데.."

태안 촛불문화제에서 고인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등록|2018.12.14 00:59 수정|2018.12.14 01:10
 

사랑하는 용균아고인의 동료이자 선배인 창민씨가 태안지역 촛불 문화제에서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다. ⓒ 신문웅


 13일 열린 고 김용균씨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태안촛불문화제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편지 글이 낭독돼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고인의 선배 노동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참석자는 "혼자서 몇 시간동안 방치되어 있어서 얼마나 외롭고 추웠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며 울먹였다.

-아끼는 동생 용균에게-

안녕 용균아 나 창민이야

얼마 전 너의 생일 겸 밥을 먹으면서 서로 친해져 말을 텄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너를 영정 사진으로 마주하고서야 너의 죽음이 실감이 났어.

첫 월급 때 부모님에게 선물을 하고 월급 때 마다 부모님께 용돈을 드린다는 너의 모습이 동생이지만 너무 대견하고 존경스러웠어.


평소와 같이 야간근무를 투입하고 같이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하면서 밥을 먹고 현장 점검을 하러 간 모습이 마지막이였지. 혼자서 몇 시간동안 방치되어 있어서 얼마나 외롭고 추웠을까 생각하면 더욱 더 내 마음이 미어진다.

용균이 너를 발견한 직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따스한 곳으로 옮겼어야했는데 우리 팀원들 전부가 너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너무나 괴롭다.

지금 있는 곳에서는 따뜻하고 주변에 너처럼 착하고 성실한 분들만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우리도 나중에 네가 있는 곳으로 가면 밝게 반겨 주길 바래. 그때도 우리 그곳에서 같이 밥 먹으면서 또 우리들끼리 하는 농담하면서 재밌게 또 지내보자

2018.12.13.

너를 사랑하는 선배 창민이 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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