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열린 동해선 철로... "내년초 추가 조사 필요"
조사단, 800km 살펴보고 17일 귀환... "구역마다 편차 상당"
▲ 동해선 철도 북측구간 조사를 마친 임종일, 박상돈 남북철도현지공동조사 공동단장을 비롯한 남측 조사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 임 공동단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고성 공동취재단 신나리 기자]
남측에 한 번도 공개된 적 없었던 북측 동해선, 금강산부터 두만강 구간의 철로가 열렸다. 남측 조사단이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동해선 철도 상황을 점검하고 17일 오후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귀환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이 함께 둘러 본 길은 800km에 달한다. 북측 열차 5량, 남측 열차 6량이 하나가 돼 동해선을 달렸다.
이들이 돌아본 동해선은 구간마다 철도 상태가 달랐다. 함경북도 나진에서 청진을 넘어갈 때는 속도를 낼 수 있었지만, 금강산에서 두만강까지는 시속 30km 내외로만 다닐 수 있었다.
▲ 함경남도 풍례터널함경남도 풍례터널 ⓒ 통일부
▲ 함경북도 두만강역 대차교환시설함경북도 두만강역 대차교환시설 ⓒ 통일부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기술자들 이야기로는 (금강산~안변 구간의) 교량이나 터널의 약 10km 부분이 굉장히 노후화돼 있는 것 같다"면서 "(그 구간은) 현재 열차 다니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필요할 때만 일부 구간을 운행할 수 있을 만큼 노후화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안변에서 두만강 구역은 상황이 나았다. 박상돈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회담2과장은 "정기적으로 (열차가) 운행되고 있어서 사정에 맞게 관리가 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열차 안에서 실무협의... "공동 목표 두고 협력"
▲ 남북철도 공동조사에 나섰던 남측조사단이 경의선 구간(개성-신의주) 조사를 마치고 5일 오후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하며 공개한 북측 현장조사 장면이다. ⓒ 통일부 제공
대부분 구간에서 남북 조사단은 열차를 타고 선로에 따라 이동했다. 이들은 궤도, 신호체계, 터널과 교량 등 구조물의 안전성 등을 살폈다. 임종일 과장은 "기본적으로 눈으로 검사를 하고, 휴대용 테스트기를 갖고 다니며 주요 구조물 교량 등을 봤다"라고 덧붙였다.
건축물을 조사한 후에 남북 전문가들은 다시 머리를 맞대 논의를 이어갔다. 기차에서 분야별 실무협의를 하며 필요한 부분을 상의했던 것.
박상돈 과장은 "(남북이) 공동의 목표를 갖고 굉장히 서로 협력했다"라며 "처음 가보는 곳은 (생각과) 다른 상황도 있어 북측과 서로 협의해가며 일을 처리했다"라고 말했다.
임종일 과장과 박상돈 과장은 공동단장으로서 지난 11월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진행된 남북철도 공동조사에 모두 참여했다. 이들은 북측 조사단과 경의선(개성~신의주 400km)과 동해선(금강산~두만강 800km)을 확인했다.
남측은 경의선과 동해선 모두 28명이 조사에 임했다. 다만 경의선 조사단원 28명 중 한국철도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의 관계자 위주로 11명가량이 교체돼 동해선 조사에 참여했다.
북측의 조사 인원도 남측과 비슷했다. 북측은 3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동해선 철도 북측구간 조사를 마친 임종일, 박상돈 남북철도현지공동조사 공동단장을 비롯한 남측 조사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함께 1200km를 조사한 것은 처음인 만큼 철도 연결과 현대화를 향한 갈 길이 멀다. 개략 조사가 아닌 추가, 정밀 조사를 해야 선로 설계 등 다음 과정에 진전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종일 과정은 "다시 북측과 협의해서 내년에는 어떤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는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서로가 만들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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