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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의 간을 빼먹지" 민주당·바른미래 '이학재 맹비난'

김관영 “정치 도의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민주당·민주평화당도 가세

등록|2018.12.19 11:37 수정|2018.12.19 11:44
 

최고위 참석한 손학규-김관영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정치는 신뢰입니다. 정치 도의가 지속되는 국회를 보고 싶습니다."

'신뢰', '도의'를 말하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19일 국회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다.

이학재 의원이 전날(18일) 바른미래당 탈당·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해 논란인 가운데, 김 원내대표는 관련해 기자들에게 "이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가면서 정보위원장 자리까지 가져가는 건,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먹튀? 한국당 택한 이학재, 기자실로 숨었던 까닭)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이학재 의원의 탈당 문제를 거론했다. 회의에 3쪽짜리 '2018년 7월 3당 교섭단체 합의문'도 인쇄해 들고 왔다. 그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난 7월 원내대표들 합의 때도 정보위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맡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해 바른미래당이 맡게 된 것"이라며 "이 의원 문제는 국회 운영위 차원에서 의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그간 탈당하면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그대로 가져가는 건, 거대정당에서 작은 정당으로 옮겼을 때"라며 "그러나 소수정당에서 거대정당으로 위원장 자리를 가지고 간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학재 의원이 바른미래당(19일 현재 29석)에서 자유한국당(113석)으로 가면서 정보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는 건 "정치 도의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바른미래당 탈당 선언한 이학재 의원자유한국당 복당을 앞둔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같은 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학재 의원은 정보위원장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힘을 실었다. "지난 7월 여야 합의에 따라, 정보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다시 맡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는 설명이다.

홍 원내대표는 한나라당→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진영 의원, 한나라당→자유민주연합을 선택한 김종호 의원 등의 사례를 들며 "최소한의 도의와 품격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두 의원 모두 당을 옮기며 각각 안행위원장, 정보위원장 자리를 내놓았다.

민주평화당도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이 의원을 비판했다. 김정현 대변인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이학재 의원은 정보위원장을 사퇴하는 것이 옳다"며 "상임위원장 배분은 교섭단체 간 합의에 의해 배분하는 것이므로 합의 당시 당적을 기준으로 유지되는 게 합당하다. 만약 이번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 건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국회는 시절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가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철새들의 낙원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선은 이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정신을 파기할 게 아니라면, 한국당은 이 의원이 정보위원장에서 물러나도록 분명한 입장을 취해달다"고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도 "저는 나 원내대표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당과의 업무공조를 심각하게 재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나 원내대표가 이 의원을 만나서 얘기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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