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사망' 서부발전의 정규직 전환? 사실은...
비정규직 노조 "원청 직원들 일자리 연장 위한 자회사" 주장
▲ 서부발전이 지난 11일 부터 자회사의 관련 직원 채용을 시작했다. 사진은 서부 발전 홈페이지. ⓒ 심규상
지난 11일 한국서부발전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회사 정규직 전환 채용모집'을 시작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하청기업의 비정규직 고 김용균씨가 사망한 날이어서 이 정규직 전환 채용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월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산하 서부발전운영관리지부 소속 노동자 100여명은 한국서부발전(주)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청소, 경비 등 특수 업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로 가입한 서부발전운영지부 노조원들이 서부발전을 상대로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시위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규직화 약속을 공기업이 앞장서 이행하라는 요구이기도 했다. 서부발전 내에는 환경미화원 약 200여 명, 경비 200여 명, 소방 방재 시설관리 약 100여 명 등 500여 명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 지난 10월,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산하 서부발전운영관리지부 소속 노동자들이 한국서부발전(주)에서 자회사 설립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심규상
하지만 서부발전 등 발전 5개사는 일제히 자회사 설립으로 대응했다. 서부발전도 지난 11월 자회사로 코웨포서비스(주)를 설립해 환경미화원, 경비, 소방방재 업무를 전담하기로 했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특별위원회 김동성 위원장은 "서부발전 측은 '정규직 전환채용'이라고 주장하지만 고용방식, 임금 모두 정규직이 아니다"며 "본질은 정부의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 약속을 퇴직자들을 위한 자회사를 만들어 놓은 무늬만 정규직인 눈속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회사 사장을 비롯해 주요 관리직 임원은 서부발전 내 임금피크제에 걸린 1, 2직급 직원이거나 퇴직 후 3년이 지난 사람들로 채웠다"며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를 위한 자회사가 아닌 원청 직원들의 일자리 연장을 위한 자회사"라고 덧붙였다.
소속 노동자들은 자회사가 아닌 원청의 직접 고용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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