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북과 대화 원하지만... 제재 완화는 NO
인도주의 제재는 완화 암시... 26일, 남북 철도·도로 착공식은 예정대로
▲ 질문 답하는 스티븐 비건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측과 후속 협상을 개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북미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국면에서 미국의 대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는 후속 북미 협상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를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 장소 등을 두고는 말을 아꼈다. 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현재 발표할 것이 없다"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북한과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재 완화는 NO
대북 인도주의 지원과 관련한 발언도 나왔다. 그는 "(인도주의 지원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단체가 (북에서) 활동할 때 면허와 여행 승인 등이 (제한을 받기도 했고, 이것이 이들의 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엄격한 제재로 인도적 지원 단체들의 활동에 부담이 됐던 부분을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이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워싱턴으로 돌아가)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두 달 전 미국인이 북한에 불법 입국했다가 외교 채널을 통해 신속하게 추방됐던 사례를 언급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과 여행 금지 재검토를 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조치들에 대해 한국 측으로부터 좋은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었으며 이 과정은 생산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대북 제재 완화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온다면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미 독자 제재와 유엔 제재를 완화할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착공식은 26일, 예정대로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착공식은 예정대로 오는 26일 진행한다. 비건 대표의 한국 파트너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오늘 회의에서 철도 연결사업과 관련된 착공식을 논의했다. 착공식은 예정대로 (26일에)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착공식이 남북 도로 철도 공사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아니다. 대북 제재 때문에 실질적 의미보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닐 뿐이다. 착공식 자체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으로 물품을 반출하는 부분이 있어 대북 제재 예외 인정을 받아야 했다.
이 본부장은 '800만 달러 인도적 지원 허용'과 관련해서 "미국도 인도적 지원 문제 자체는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이 문제를 리뷰(검토)하기 시작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우리도 계속 의논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 역시 "우리는 일반적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논의했고, 이제 막 미국에서의 절차를 시작하고 있다"라고 말해 800만 달러의 집행과 관련해 한미가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집행이 내년으로 미뤄지면 추가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9월에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에서 의결한 이후 한 번 이월을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결국 연내 공여를 하지 못하고 재이월이 될 경우 다시 교추협에서 같은 사안을 심의, 의결해야 한다.
이 본부장은 또 "남북 간 하는 유해발굴 사업도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협의했다. 북한 동포들에 대한 타미플루 제공도 해결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남북은 9·19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라 내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공동유해발굴사업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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