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방송 보다가 시작" 감동의 댕벤져스 애니 '언더독'
[현장]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진이 내놓은 6년 만의 신작, <언더독> 제작보고회
▲ 21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언더독>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오성윤 이춘백 감독과 배우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 정교진
영화의 총 프레임 수 145,440. 작화에 사용된 A3 용지 5050장.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 수 178명. 제작기간 6년.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입증한 오성윤-이춘백 감독이 내놓은 6년 만에 신작, <언더독>이 일반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21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제작보고회를 가졌다.
<언더독>은 하루아침에 운명이 바뀐 뭉치와 개성 강한 친구들이 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린 이야기다. 모험심 강한 신참 멍멍이 뭉치의 목소리 연기는 배우 도경수가 맡았고,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강한 밤이의 목소리 연기는 배우 박소담이, 떠돌이 개 그룹의 리더 짱아에 배우 박철민, 개 농장을 운영하는 떠돌이 개 사냥꾼 역은 배우 이준혁이 맡았다.
이춘백 감독은 "개는 사람을 향해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존재들이다. 주인에게 버림 받고도 그 자리에서 무한정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그런 의존적인 모습보다는 주체적으로 자기 행복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소시민들도 주체적인 삶을 살고 행복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런 욕망을 개들에게 투사했다"면서 "<언더독>은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배우들 자유 연기 보고싶어서... 선 녹음 진행"
▲ 21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언더독>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오성윤 이춘백 감독과 배우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 정교진
<언더독>은 '선 녹음, 후 작화' 방식으로 완성됐다. 해외 애니메이션 작업에서는 흔한 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완성한 뒤 배우들의 목소리를 입히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전작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도 '선 녹음 후 작화' 방식이 사용됐지만, 이 때는 배우들이 콘티 비디오를 보고 녹음을 하는 방식이라 완벽한 선 녹음은 아니었다.
오성윤 감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 때 그림을 미리 보여드리니 배우들이 그림을 따라 연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배우들의 자유 연기를 본 뒤 그려내고 싶어서 그림 없이 시나리오만 가지고 선 녹음을 진행했다"면서 "글만 보고 더빙해야해서 배우들이 당황스러웠을 텐데 결과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만들어졌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언더독>으로 첫 더빙 연기에 도전한 도경수와 박소담은 이런 방식이 "어려웠지만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나중에 내 더빙에 맞춰 그림이 표정을 짓고 대사하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고 입을 모았다.
도경수는 <언더독> 참여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너무 가슴 따뜻하고 행복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녹음은 익숙하지만 애니메이션 더빙은 달라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신 덕에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소담은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전달한다는 게 과연 잘될까 싶었다"면서 "해보니 더 과하게 표현해야할 때도 있었고, 너무 과하면 안 되는 지점도 있었다. 중간 지점을 찾으면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목소리를 녹음하고 들으면서 내게 이런 목소리가 있었나 싶더라. (언더독 녹음 과정은) 내 목소리를 찾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준혁은 "목소리 연기는 가면을 쓰는 것과 같더라. 내가 몰랐던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는 말로, 박철민은 "목소리만으로 표정과 눈빛을 표현해야한다는게 더빙의 어려운 점이자 매력"이라는 말로 목소리 연기의 매력을 설명했다.
오성윤 감독은 <언더독>이 '어른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기보다는 '어린이도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로 표현되기를 바랐다. 오 감독은 "방학이면 디즈니, 픽사,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개봉하는데, <언더독>도 이 시기에 개봉하게 됐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언더독>을 통해 새롭게 거듭날 있도록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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