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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분명 일출 보러왔는데, 생각나는 건 오리

[사진] 잔잔한 웃음 전해준 해돋이 명소의 오리 부부

등록|2019.01.02 13:23 수정|2019.01.02 13:23

▲ ⓒ 김학용

 

▲ ⓒ 김학용

 

▲ ⓒ 김학용


'자기야, 추운데 따뜻한 차라도 한잔할까?'
'그래 좋아, 여기가 좋겠다!'
'헛, 그런데 너무 비싸건 아닐까?'
'여보, 그냥 우리 냇물이나 한 사발 하자~!'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근엄한 남편 오리가 앞장서고 시크한 아내 오리가 뒤뚱거리며 등을 돌린다. 흡사 쉴만한 카페를 찾는 듯 이리저리 뒤뚱거리며 오가는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새해 첫날, 동해의 명물인 추암 촛대바위 앞. 분명 기암괴석들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동해의 해돋이를 보러 갔다. 그런데, 동해 최고의 명물인 촛대바위보다 더 시선을 끄는 건 두 마리의 다정한 오리 부부였다.

누가 붙였는지도 모르지만, 언제부터인가 올해를 '황금돼지'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어쩌면 재물의 화신이 된 인간의 욕망이 그대로 투영된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황금돼지가 별거 있나? 오히려 새해 첫날 나들이 나온 이 오리 부부에게 지난 한 해 내놓고 슬퍼하기 어려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위안을 받았다.

새해 첫날 잔잔한 웃음을 전해준 이 오리 부부가 건강하게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하길 바란다. 이보다 더 귀엽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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