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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동 원정' 악몽... 호주, 1차전에서 요르단에 덜미

[아시안컵] 호주, 요르단에 0-1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

등록|2019.01.07 09:51 수정|2019.01.07 09:51
2019 AFC 아시안컵 우승 후보 가운데 한 팀으로 손꼽히는 호주였지만 전혀 우승 후보다운 위용을 보이지 못했다.

호주는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UAE 알 아인에 위치한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 컵 B조 조별리그 1차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열세로 평가된 요르단이 호주를 잡으면서 요르단은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수 있게 됐고 호주는 가시밭길과도 같은 조별리그가 펼쳐지게 됐다. 특히 호주는 그동안 중동 원정에서 약했던 안 좋은 기억이 1차전부터 되살아나며 우승은커녕 조별리그 통과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특색이 없었던 호주, 요르단 공략 실패

기본적인 전력이나 피지컬적인 측면에서 호주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요르단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오히려 요르단이 호주의 장점인 피지컬에서 장점을 발휘하면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전반 27분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요르단의 아나스 바니 야신의 결승골이 나왔는데 이 상황에서 호주의 수비수들은 쇄도하던 아나스 바니 야신의 움직임을 아무도 저지하지 못하면서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 호주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요르단의 아나스 바니 야신의 골 세리머니 ⓒ EPA/연합뉴스


또한 호주는 경기 내내 어떠한 특색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진에선 상대의 위험지역으로 상대에 위협이 될만한 키 패스 하나 제대로 넣어주지 못해 5백을 형성한 요르단의 수비와 미드필더 자원까지 8명이 블럭을 형성한 요르단의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교체카드에서도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교체카드 3장 가운데 2장을 사용한 호주는 그럼에도 경기 흐름에 어떠한 변화를 주지 못했으며 마지막 교체카드였던 잭슨 어빈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 역시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이에반해 요르단의 공격과 수비는 짜임새를 보였다. 먼저 교체카드 측면에서 호주가 3장의 교체카드를 통해 경기 흐름에 어떠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요르단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수비 쪽에 무게중심을 두면서도 바하 파이살을 투입해 호주 수비의 뒷공간을 이용한 역습을 펼치고자 하는 경기운영을 선보이면서 몇 차례 호주 수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장면을 만들었다.

수비에서도 수비를 비롯한 미드필더 자원까지 8명이 일정한 간격유지를 통해 블럭을 형성하면서 호주의 공격 상황에서 공간을 만들어주지 않으면서 호주의 공격 기회를 무력화시켰다. 간혹 수비가 뚫려 상대에 득점기회가 나왔을 시엔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진의 플레이와 팀의 맏형인 아메르 샤피 골키퍼의 선방이 나왔다. 특히 샤피 골키퍼는 후반전 호주의 결정적인 2차례 득점 기회를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 아시안컵 호주-요르단 B조 1차전 경기 장면 ⓒ AP/연합뉴스


첫 경기부터 패배한 호주, 남은 2경기 어쩌나

호주가 아시아 축구연맹(AFC)로 넘어온 2006년 이후 중동에서 좋은 기억을 굳이 하나 찾자면 2011년 카타르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준우승이다. 이 외엔 아시안컵을 비롯해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동안 중동 원정에서 썩 유쾌했던 기억은 없다.

이번 아시안컵 첫 상대인 요르단과의 대결에서도 호주는 이 경기 패배까지 2승 3패의 열세를 보이게 됐다. 3패 모두 월드컵 예선 요르단 원정과 이번 아시안컵까지 모두 중동지역에서 열린 경기에서 패한 것이었다.

*호주, 역대 요르단전 전적
*2012년 9월 12일 요르단전 1-2패(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원정)
*2013년 6월 11일 요르단전 4-0승(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홈)
*2015년 10월 8일 요르단전 0-2패(2018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 5차전 원정)
*2016년 3월 29일 요르단전 5-1승(2018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 8차전 홈)
*2019년 1월 6일 요르단전 0-1패(2019 AFC 아시안 컵 조별리그 1차전 중립)


이뿐만이 아니다. 호주가 비교적 순조롭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3차 예선에서 이라크 원정경기에서 패한 기억이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도 서두에 언급한 요르단전 패배를 비롯해 오만 원정에서도 1무 1패(3차 예선, 최종예선 모두 대결)를 기록하는 등 힘겹게 본선에 진출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도 호주는 중동 원정에서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문제는 남은 조별리그 2경기 역시 중동팀을 상대로 한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중동원정에서 고전하는 호주인 데다 졸전에 가까운 요르단전까지 겹치면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특히 최종라운드 상대인 시리아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호주를 끝까지 괴롭히며 연장 접전까지 치르는 등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주에겐 부담이 크다. 당장 다음 상대인 팔레스타인전 역시 전력면에선 차이를 보이지만 호주의 요르단전 경기내용을 봤을 때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경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일본, 이란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호주가 반전을 통해 우승후보의 위용을 보여줄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런 가운데 2007년 호주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2007년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8강에서 탈락했던 그래엄 아놀드 감독이 그때의 아픔을 만회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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