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죽어라 일해야 성공" SBS 사장에, 노조 "노동자 압박"
사내 설명회서 부적절한 발언... 윤창현 노조위원장 "공짜노동으로 내모는 발언"
▲ 박정훈 SBS 사장. ⓒ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새로 취임한 박정훈 SBS 사장이 최근 열린 사내 설명회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정훈 SBS 사장은 지난 2일 사측 주최로 연 '2019년 경영목표 설명회'에서 "알아서 죽어라고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도 못하고 행복할 수도 없다"라는 등 철학의 빈곤을 드러내는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경쟁사인 MBC 사장도 신년사에서 '수익창출, 광고매출, 콘텐츠 전략'을 언급했지만 '우리가 왜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을 창출하려 애쓰는 것인지 근본을 생각해 보자'고 말했다"며 "혹 듣기 좋은 말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방송을 통해 세상을 밝히는 소명'을 갖고 '혼돈 속에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려주는 등대'가 돼 '국민의 방송으로 일으켜 세우자'는 구성원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제시하려고 한 점이 유달리 눈에 띈다. 무엇 좀 느껴지는 게 없는가?"라고 언급하며 박 사장의 발언을 비난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본부장은 10일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통화에서 "노동시간 오버를 '알아서 하라', 본인이 '불법을 조장할 순 없다'는 건 무슨 말이겠느냐"며 "노동시간을 오버하라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만 결국 결과물을 내놓으라는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물이라는 건 공짜로 일하라는 것이다.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정당하게 지급할 수 없다, 알아서 결과물을 내놓아라 그런 말"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윤 본부장은 "사용자가 노동자를 압박하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해서도 안 된다"라며 "지상파 방송은 사회 전반의 법률을 준수하고 반인권적인 노동현장을 지적하고 보도해야 할 사회적 책무를 지니고 있다. 사회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무슨 명분으로 기사를 쓰고 보도를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시간을 지키는 데 있어) 현장에서의 어려움이 있단 것을 알고 있고, 방송현장에 다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도 안다"라며 "당장 어렵더라도 해법을 모색해야할 일인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말고 일하라는 말은 이율배반적으로 들린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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