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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성적 대상화 논란 부산문화재단 대표 선임 갈등

소설에서 세월호 희생자 부적절 표현에 지역 여성계 사퇴 요구

등록|2019.01.21 15:20 수정|2019.01.21 15:36

▲ 부산 지역 30여 개 여성단체와 문화예술단체는 21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 성적 대상화 논란을 빚은 강동수 작가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자신이 쓴 소설에서 세월호 희생자로 표현한 여학생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강동수 작가가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지역 여성계와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여성단체연합을 포함한 30여 개 지역 여성계와 문화예술계단체는 21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가단체들은 강동수 대표이사의 즉각 사퇴와 임명권자인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강동수 작가를 부산문화의 대표 이사로 결정했다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라면서 "이는 여성과 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과 억압이 없는 성평등한 사회가 되기를 갈망하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들 단체는 "과연 부산시는 성평등한 사회와 문화예술계를 간절하게 염원하는 부산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의 귀를 기울이고 정책과 제도를 마련할 의지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비판은 강 이사장을 임명한 오거돈 부산시장에게도 향했다. 이들 단체는 "오거돈 시장이 지방자치단체의 수장으로서 시민과 얼마나 소통하고 있으며 젠더의식과 성평등의식, 나아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과 억압, 인권 보호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성 평등 기준과 인식의 명백한 부재를 보여주는 결정을 지금이라도 당장 철회해야 하며, 전국적인 여론과 부산시민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앞서 강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 출간한 소설 <언더 더 씨>에서 세월호 희생자로 묘사한 여성 청소년을 두고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비판받은 바 있다. 소설은 전체적으로는 세월호와 용산 참사 등을 소재로 한 사회적 부조리를 다루고 있다.

소설의 일부 표현만 두고 문제삼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던 강 작가는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향후 젠더 감수성과 성평등 의식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겠다"며 지난 8일 고개 숙였다.

하지만 강 대표의 사과에도 지역 여성계 등은 사퇴를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 측은 현재까지 강 대표 선임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문화재단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부산문화재단은 부산시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정체성 확립을 목적으로 설립한 출자·출연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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