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장난감, 재활용 매장으로 가져오세요!"
서산YMCA ‘꿈트리 봉사단’, 장난감에 새 생명 불어 넣어
▲ 서산YMCA가 운영하는 서산시 녹색가게 장난감 재활용 매장이 새해부터 고장이 난 장난감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 역할까지 해 자원재활용과 환경보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방관식
장난감의 진화가 무섭다. 대한민국에서 처음 장난감 좀 가지고 놀았다 할 수 있는 40~50대의 추억은 구석기 보다 훨씬 이전의 유물이 됐다. 첨단(?) 기능을 장착한 신세대 장난감은 몸값도 어마어마해 지갑을 열기가 큰 부담이다.
더군다나 잘 갖고 놀다가도 금방 싫증을 내거나, 조금이라도 고장이 나면 외면해 버리는 어린아이들의 특성상, 자주 사주기는 어렵고 안 사주고 넘어가기도 눈치가 보이는 형편이다.
▲ 수리를 기다리고 있는 장난감들. 고가의 부품을 제외하고는 수리비가 공짜다. ⓒ 방관식
2년 넘게 운영해온 이곳은 어린이들에게는 장난감을 재활용함으로써 자원의 소중함과 자원절약의 필요성에 대한 산교육의 장을, 어른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일석이조의 효과로 나름 인기를 끌어왔다.
그런데 장난감 재활용 매장이 올해부터는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중고 장난감을 손질해 다시 판매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고장이 난 장난감을 수리해 생명을 연장해주는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 YMCA 회원인 박정열 씨가 꿈트리 회원들과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장난감 수리 재능기부에 나선 박 씨 덕에 봉사단체인 꿈트리까지 탄생하게 됐다. ⓒ 방관식
변화의 중심에는 YMCA 회원인 박정열씨가 있다. 평소 사회적협동조합에 관심이 많았던 박씨가 자신의 전공을 살려 장난감 수리 재능기부에 나서면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박씨의 제안으로 '꿈트리'라는 봉사단체까지 생겼는데 이 단체에는 박씨로부터 수리기술을 배워가며 함께 봉사하는 여러 명의 청소년까지 가세, 늘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초창기인 지금은 월~금요일까지 접수한 제품을 토요일 오후에 꿈트리 봉사단원들이 수리를 하는 단순한 단계지만 택배를 통한 충남 전역으로의 사업 확장과 어린이를 위한 부서진 장난감을 활용한 '장난감 창작 교실' 등 앞으로의 계획은 무궁무진하다.
▲ 건전지 작동 장난감, 전원이 들어오면서 어느 한부분의 소리나 불빛작동이 안 되는 경우, 전원이 안 들어오는 경우 등 다양한 장남감이 꿈트리 회원들의 손을 거쳐 새 것 못지 않은 성능을 갖게된다. ⓒ 방관식
서산시 자원순환과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예산을 지원해 주는 까닭에 고가의 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난감 수리가 무상인 것도 놀라운 사실 중 하나다.
26일 서산YMCA 박상언 사무총장은 "요즘 모든 것이 풍족하다보니 반려동물도 싫증이 나면 아무런 고민 없이 버리는 세태다. 이런 때에 우리 아이들이 고장이 난 장난감을 다시 고쳐서 사용한다던가, 남을 위해 기부를 하는 태도를 배운다면 자원은 물론 더 나아가 생명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장난감을 비롯한 자원 재활용과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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