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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날아 행복 누리소서"... 김복동 할머니 '눈물의 발인'

신촌 장례식장→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서울광장 운구

등록|2019.02.01 08:13 수정|2019.02.01 08:13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주환 기자 =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발인이 1일 오전 6시께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등 정의연 관계자 40여명은 김 할머니 빈소에서 헌화하고 큰절을 2번 올리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일부는 눈물을 훔치며 김 할머니를 추모했다.

오전 6시 30분께 1층 영결식장에서 김 할머니를 모신 관이 나왔다.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가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차로 이동했다. 윤미향 대표와 이 할머니 등 40여명이 뒤따랐다.

윤미향 대표는 매직펜으로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길이길이 행복을 누리소서'라고 관에 적었다.

김 할머니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정의연 관계자 등은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묵념했다.

이어 운구차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으로 향했다. 평화의 우리집은 김 할머니가 생전에 머물던 곳이다.

운구차 앞에는 양팔을 벌리고 환한 표정을 짓는 김 할머니의 사진을 설치하고, 꽃으로 장식한 트럭이 길을 안내했다. 경찰차와 경찰 오토바이가 교통을 통제하며 함께 이동했다.

오전 7시 5분께 운구차가 평화의 우리집 앞에 도착했다. 윤미향 대표와 이 할머니 등 40여명도 버스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발인식 내내 눈물을 참았던 참석자들은 집 앞에서 이내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평화의 우리집 안에 영정사진과 윤미향 대표 등이 들어가자 김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길원옥 할머니가 영정사진을 양손으로 어루만졌다.

길 할머니는 "왜 이렇게 빨리 가셨어. 이렇게 빨리 안 갔어도 좋은데"라며 "먼저 좋은 데 가서 편안히 계세요. 나도 이따가 갈게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김 할머니가 생전에 지냈던 방으로 이동했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 방 안의 장롱 앞에서 "할머니 저 외출복 수요시위 갈 때 입었던 저 옷 어떡하지. 그대로 잘 둘게. 할머니"라고 말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참석자들은 통곡했다.

영정사진과 함께 윤미향 대표 등이 집을 나서자 길 할머니는 현관문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침통한 표정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들은 다시 버스에 올랐고, 운구차와 함께 김 할머니 노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으로 이동했다.

시민들은 서울시청 광장에 모여 94개의 만장을 들고 광화문광장과 안국역을 거쳐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으로 행진한다. 이곳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영결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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