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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백이' 김지석이 밝힌 뒷얘기... "감독님은 '마돌파'였다"

[인터뷰] tvN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 배우 김지석

등록|2019.02.01 14:38 수정|2019.02.01 18:19

▲ 배우 김지석 tvN <톱스타 유백이>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 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의 최고 시청률은 3.1%였다. 동시간대 방송된 JTBC < SKY 캐슬 >의 신드롬급 인기와 화제성에 비한다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톱스타 유백이>가 준 행복감과 만족감은, 그 어떤 대박 드라마 못잖았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

지난 1월 29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톱스타 유백이>의 타이틀롤, 유백 역의 배우 김지석을 만났다. 개성 넘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가득했던 이 드라마에서, 김지석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매번 끝날 때마다 허전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번엔 후련한 마음보단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컸어요. 마지막 회에 유백이가 수상소감으로 '길을 잃고 방황하던 어느 날, 내게 인생의 쉼표 같은 섬이 하나 생겼다'는 말을 하잖아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톱스타 유백이>는 제게 그런 쉼표 같은 작품이었거든요. 시청자들에게 이런 제 마음을 나눠드리고 싶었어요. <유백이>는 제가 출연한 작품이라는 걸 떠나서라도, 정말 권해드리고 싶은, 꼭 봐주셨으면 싶은 작품이에요. 감사하고, 행복하고, 또 자랑스러워요." 

완도에서 배로 40분... 대모도 너무 아름다웠지만
 

▲ 배우 김지석 tvN <톱스타 유백이>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 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톱스타 유백이>의 이야기는 휴대폰도 인터넷도 되지 않는 가상의 섬 여즉도를 배경으로 한다. 실제 촬영지는 전라남도 완도에서 약 40분을 배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 대모도. 휴대폰은 됐지만, 슈퍼도 없이 40가구 정도의 주민이 사는 작은 섬이었다.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섬이었지만, 한 번 촬영을 위해 섬에 들어가면 2주 정도는 꼼짝없이 머물러야 했던 탓에 크고 작은 불편함도 컸다. 한 번 촬영 들어갔다 배를 타고 나올 때면 '육지에 도착해서 뭐부터 먹을지' 고민했다고. 섬 주민들의 집을 숙소 삼고, 하루 세끼 밥차만을 기다리며 합숙처럼 촬영했단다.

"섬 전체가 오픈세트나 마찬가지였어요. 이동도 거의 없고, 밥 먹고 촬영만 했던 것 같아요. 종일 붙어 있다 보니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동지애, 전우애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밥차 먹는 게 유일한 낙이라 11시 정도 되면 '카레 냄새 나지 않아?' 이런 얘기만 했어요. (웃음) 또, 소품 밥이 너무 맛있었어요. 섬이라 해산물이 굉장히 싱싱한 데다, 저희 푸드팀이 <삼시세끼> <수요미식회> 팀이라 너무 예쁘고 맛있게 잘하시더라고요." 

톱스타 비주얼 위해 7kg 감량... "노출신 앞두면 물도 안 마셨다"
 

▲ 배우 김지석 tvN <톱스타 유백이>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 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하지만 모두가 기다리던 밥차도, 싱싱한 해산물도, 실력 있는 푸드팀의 맛있는 소품 밥도, 김지석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완벽한 비주얼의 톱스타 유백을 완성하기 위해 내내 다이어트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총 7kg을 감량했는데,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느라 밥때가 되면 혼자 숙소에 돌아가 닭가슴살을 먹었단다.

"태어나 이렇게 심한 다이어트는 처음"이었다는 그는 "굉장히 예민해져 있었다. 노출신이 있으면 물도 마시지 않았다"고 했다. 해산물 정도는 괜찮지 않냐고 묻자, "식욕이 폭발할 것 같아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촬영이 끝난 지금은 "먹는 게 삶의 낙"이라면서 "복근도 이젠 흔적만 남았다"며 밝게 웃었다.

"출연한 모든 작품을 통틀어 제일 예민했던 것 같아요. 섬이라는 물리적으로 제한된 공간에 머무는 데다, 집이 아닌 곳에서 계속 먹고 자는 스트레스, 탄수화물을 완벽히 끊은 데서 온 예민함도 있었거든요. 저보다 주위 스태프들이 고생이 많았죠.

톱스타의 비주얼을 완성하는 게 연기만큼 힘들었어요. 의상, 헤어, 몸매... 이렇게 비주얼에 신경 써 본 작품이 없었거든요. 누가 봐도 한눈에 톱스타로 느껴져야 하고, 섬사람들과 유백이가 완벽하게 대비가 돼야 했어요. 다행히 보는 분들이 옷발 잘 받는다, 괜찮다 해주셨지만 함께 촬영한 (전)소민이랑 (이)상엽이한테는 미안했어요. 소민이랑 상엽이는 비주얼도 포기하고 사투리까지 연기하느라 고생이 많았거든요. 무엇보다 스태프분들이 제 톱스타 비주얼을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해주셨어요. 카메라 각도 하나, 조명 하나까지도요. 그 기대와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저도 노력을 많이 해야 했죠." 


<유백이> 촬영장의 꽃 김지석 "전소민·이상엽에 미안했다"
 

▲ 배우 김지석 tvN <톱스타 유백이>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 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상대역인 오강순 역의 전소민과 김지석은 닮은 점이 많았다. 둘 모두 엑스트라에서 시작해 주말, 미니시리즈 조연 등 모든 계단을 밟으며 주연 자리에 올랐고, 각각 <런닝맨> <문제적 남자>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친숙한 이미지를 얻었다는 것도 그랬다. 약간의 강박과 완벽주의자 성향도 비슷했다.

"저는 드라마 현장에서 가장 빛나야 하고, 배려받아야 하는 건 여배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제가 꽃이었죠. 모두 소민이 덕분이었어요. 비주얼도 다 내려놓고, 현장 분위기도 밝고 유쾌하게 만들어주더라고요. <런닝맨>을 병행하느라 먼 곳까지 오갔는데, 찡그림은커녕 피곤한 기색도 없더라고요.

촬영 전에 소민이랑 < 1%의 어떤 것 >을 같이 했던 (하)석진이에게 소민이에 대해 물은 적이 있었어요. '전소민 어때?' 하고 물으니 '해보면 알아' 하면서 씩 웃더라고요. 뭐야 싶었는데 첫 촬영부터 알겠더라고요. 굉장히 밝고, 털털하고, 잘 맞춰주더라고요. 드라마 초반에는 유백이가 깡순이를 싫어하는데, 싫어하는 연기가 어색할 정도로 예뻤어요. 가끔 털털함이 과해 '소민아 그만~'이란 말도 많이 했지만요. (웃음) 사랑받을만한 친구더라고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친구라, 덕분에 저도 힘을 많이 받았어요." 


팽팽하게 맞선 '유백파'와 '마돌파'... "감사했다" 
 

▲ 배우 김지석 tvN <톱스타 유백이>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 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남도 요리의 대가' 깡순이 할머니(예수정 분)부터, 깡순이를 친딸처럼 아끼는 마돌네(이한위, 김현 분), 여즉도 사랑꾼 부부 동춘네(정은표, 정이랑 분), 티격태격 자매처럼 살고 있지만 알고 보면 본처-후처 사이인 장흥댁(허진 분)과 군산댁(성병숙 분) 할머니들까지. 많은 시청자들은 <톱스타 유백이>의 '힐링 포인트'로 유쾌하고 정 많은 섬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꼽는다. 김지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선배님들의 연기가 있었기 때문에 빛날 수 있었다"면서 "형식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정말 난 퍼즐의 한 부분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깡순이를 사이에 둔 연적, 마돌(이상엽 분)과의 삼각 로맨스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김지석에게 '실은 난 (마돌이의 사랑을 지지하는) 마돌파였다'고 고백하자, "현실에선 마돌이 같은 남자가 최고 아니냐"며 웃었다. "마돌이는 너무 멋진 캐릭터였던 데다, 상엽이가 멋지게 잘해준 덕분에 드라마의 재미가 더 살아났다"면서.

"저도 전작에서 서브 남주를 많이 했잖아요. 작가님들이랑 이야기도 많이 했지만, 로맨스는 서브 남주가 남주를 위협할 정도로 멋져야 해요. 시청자가 남주와 서브 남주 사이에서 갈팡질팡해야 성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시청자분들이 '마돌파'와 '유백파'로 팽팽히 맞서주시는 게 너무 좋았고, 덕분에 잘된 것 같아요. 마돌이의 서사가 너무 멋있잖아요. 사실 현장에서 감독님도 '마돌파'셨어요. 마돌이를 편애하시더라고요. (웃음)"

더 많은 이들이 내 작품 봐줬으면... "수치상의 성공 목마르다"  
 

▲ 배우 김지석 tvN <톱스타 유백이>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 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김지석은 "수치상의 성공에 목말라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 작품 안에서 내가 얼마나 잘했는지 아닌지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분들이 봐줬는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도 중요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작품을 선택함에 있어 "주연이든 조연이든, 어떤 장르든, 내가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싶은 작품"이 기준인 건 변하지 않겠지만, "더 많은 사람이 내가 출연한 작품을 봐줬으면 한다"는 갈증은 여전하다.

그래서 대진운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와의 맞대결은 예상한 것이었지만, JTBC < SKY 캐슬 >이 이렇게 막강할 줄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김지석은 "< SKY 캐슬 >이 비지상파 전체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둬 오히려 위로가 됐다"면서 "심지어 나도 < SKY 캐슬 >을 봤다. 재밌더라"하며 웃었다.

"아무래도 아쉬운 마음이 들죠. 비교한다기보다, < SKY 캐슬>은 < SKY 캐슬> 대로 특성이 있고, <톱스타 유백이>는 그와 다른 색깔과 메시지가 있잖아요. 처음엔 '어쩜 이렇게 대진운이 없을까. 이렇게 잘 차려놨는데 아깝다' 싶었지만, 지금은 봐주신 분들이 너무 잘 봤다 해주시고, 오히려 두 배 세 배 입소문도 내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제가 이 드라마하면서 감성적으로 변한 건진 모르겠지만, <유백이> 하면서 잊고 있었던 소소한 행복과 감사를 느끼게 됐어요. 당연한 것들에 대한 감사도 배웠고, 저 역시 한 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라도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음악에도 역주행이라는 게 있잖아요. 본방송은 이제 끝났지만, 이제라도 많은 분들이 보고, 일상의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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