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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임은수-김예림, 4대륙 피겨 선수권 출전... 역사 쓸까

[2019 4대륙 피겨 선수권]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시상대 오를까

등록|2019.02.07 10:56 수정|2019.02.07 10:56
한국 피겨를 이끌어 나갈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준환(18·휘문고)과 임은수(16·신현고 입학예정), 김예림(16·수리고 입학예정) 등이 4대륙 선수권에서 또 한 번의 메달에 도전한다.

차준환과 임은수, 김예림은 오는 8~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2019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 피겨 선수권 대회에 출전한다. 4대륙 피겨 선수권은 유럽 대륙을 제외한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지역 선수들만 출전하는 대회다.

이번 대회를 통해 차준환은 한국 남자피겨 사상 최초의 메달에 도전한다. 또한 임은수와 김예림은 지난 2009년 김연아가 이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이후 10년 만에 시상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차준환의 연기 모습 ⓒ 박영진


차준환, 또 한 번의 피겨 역사 장식할까

차준환은 올 시즌 세계 남자 피겨계의 지도를 바꿔 놓았다. 그동안 변방 중에서도 변방이었던 한국 남자피겨 선수가 사상 처음으로 그랑프리 두 개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처음으로 파이널에 진출해 또 한번 시상대에 섰다. 여기에 차준환은 시즌 개막 전 두 번의 챌린저 대회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해 올 시즌에 출전했던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 차준환은 평창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우노 쇼마(일본), 캐나다 간판 키건 매싱, 미국 피겨 베테랑 제이슨 브라운 등과 함께 메달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가장 앞서는 선수는 단연 우노 쇼마다. 그는 하뉴 유즈루에 이은 일본 피겨 2인자로 꼽히며,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차준환과 함께 시상대에 선 바 있다. 그러나 파이널 직후부터 생긴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다.

제이슨 브라운과 키건 매싱은 오랜 기간 세계 남자피겨계에서 10위권 이내를 형성하면서 베테랑으로 꼽혀온 선수다. 제이슨 브라운은 4회전 점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정도만 시도하지만, 탁월한 스케이팅 스킬과 퍼포먼스로 구성점수에서 항상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왔다. 키건 매싱은 올 시즌 차준환과 그랑프리 2차 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에 만난 바 있다.

차준환의 관건은 부츠 문제를 해결했는지 여부다. 앞서 차준환은 지난해 12월에 열렸던 국내 회장배 랭킹 대회와 지난달에 있었던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9 대회에서 부츠 문제로 인해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대회를 마친 직후 기자회견에서 "부츠 문제로 인해 발목 쪽이 더 안 좋아졌다"고 밝혀 걱정이 더욱 커졌다. 특히 남아있는 두 개 대회가 모두 챔피언십급 대회(4대륙 선수권, 세계선수권) 등으로 가장 큰 대회만 남겨두고 있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는 것에 먹구름이 낀 것이 문제다.

앞서 그랑프리 대회에서 본 것처럼 차준환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미 세계 남자피겨계에 정상급에 오를 정도로 실력을 갖췄다. 올 시즌 두 개의 4회전 점프를 비롯해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트리플 악셀 등 점프 난이도를 한층 높이면서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고, 신데렐라를 배경으로 한 쇼트프로그램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새롭게 해석한 프리스케이팅은 매 대회마다 좋은 반응을 얻으며 구성점수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1999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에서 아직 한국 남자피겨 선수가 우승한 적은 없다. 이번 대회에 차준환과 함께 출전하는 맏형 이준형(23·단국대)이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도전장을 냈지만 모두 15위권에만 자리하며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다. 차준환이 또 한 번 커다란 발자국을 찍을 수 있을지에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준환과 함께 한국 남자피겨를 대표해 이준형과 이시형(19·고려대 입학예정)이 이번 대회에 함께 출전한다.
 

▲ 임은수의 연기 모습 ⓒ 박영진


임은수-김예림-김하늘, 김연아 이후 10년 만의 도전

여자싱글에서는 임은수와 김예림, 김하늘(17·수리고)이 출전해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메달 획득에 나선다. 세 선수의 롤모델이었던 김연아는 지난 2009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던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김연아는 이 대회 우승 직후 한 달 뒤에 열렸던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여자피겨 역사상 최초로 200점대를 돌파하며 첫 월드 챔피언 자리에 올랐고, 이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며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정확히 10년 '연아키즈'로 꼽히는 임은수와 김예림, 김하늘이 또 한 번의 역사를 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미 임은수와 김예림은 올 시즌 각각 한국 피겨에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임은수는 지난해 11월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그랑프리에서 메달을 차지했다. 시니어 데뷔 직후 챌린저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그랑프리 동메달까지 수확했다.

현재 시니어 선수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임은수는 높은 구성점수를 받으면서 앞으로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임은수에게 이번 대회는 오는 3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릴 세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자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김예림은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두 번의 은메달로 김연아 이후 13년 만에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해 러시아 선수 5명을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김예림에게 이번 4대륙 선수권은 자신의 첫 A급 시니어 경기 데뷔전이다. 앞서 지난해 9월 US 인터내셔녈 클래식에서 시니어로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당시 대회는 챌린저급 대회였다.

김하늘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3위에 오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 시즌 그랑프리 3차 대회를 통해 데뷔전을 가진 그는 당시 7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들과 함께 메달을 놓고 경쟁할 선수로는 역시 일본과 미국 선수들이 꼽히고 있다. 일본은 올 시즌 시니어로 데뷔해 트리플 악셀 점프를 성공시키면서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키히라 리카를 비롯해, 또 다른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는 사카모토 가오리, 마이 미하라 등을 내세웠다. 우승에 가까운 선수는 단연 키히라 리카가 꼽히고 있는 가운데, 사카모토 가오리와 마이 미하라 등도 모두 200점대를 넘는 선수로 시상대에 설 확률이 매우 높은 선수들이다.

미국은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 바 있는 브래디 테넬을 비롯해, 임은수와 함께 훈련하고 있는 마리아 벨, 또 다른 신예로 꼽히는 팅 추이가 나선다. 일본 선수들에 비해서는 메달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자국 홈에서 열리는 만큼 어드벤티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카자흐스탄 여자피겨 간판인 엘리자베타 투르진바예바 등도 메달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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