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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재킷과 타고르, 의료부대 그리고 K-POP

문재인 대통령 - 모디 총리 국빈 오찬... 이재용-정의선 부회장도 참석

등록|2019.02.22 19:59 수정|2019.02.22 19:59

▲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환영 오찬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22일 낮 12시 37분,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소를 지으면서 국빈 오찬장인 청와대 영빈관 2층에 함께 들어섰다. 국빈 오찬은 원래 낮 12시 2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 등의 일정이 길어지면서 조금 늦어졌다.

이날 국빈 오찬장에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도 참석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모두 인도에 공장을 두고 있다. 두 사람의 국빈오찬 참석은 모디 총리가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과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 한종주 기가테라 대표, 김승우 뉴로스 대표 등도 참석했다. 특히 민갑룡 경찰청장과 왕정홍 방위사업청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양국은 경찰간 국제범죄 관련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국방기술과 공동생산을 위한 방위사업협력 로드맵에 합의했다.

국빈 오찬 메뉴로는 복주머니 곡물쌈을 곁들인 초당두부구이와 강된장 소스, 봄나물 골동반과 들깨 야채탕, 다히 드레싱을 곁들인 아보카도와 애플망고 샐러드, 로티 파라타와 후레쉬 버터, 렌틸 칙피스 수프와 토마토 렌틸살사, 녹차 팥크림 샌드케이크와 신선한 과일, 홍삼 배숙차 등이 준비됐다.

문재인 대통령 "근사한 모디 재킷, 자주 입고 있다"

국빈 오찬에 앞서 두 정상의 발언이 있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안녕하십니까'라는 뜻의 힌두어인 '나마스까르!'라고 인사하며 지난 2018년 7월 인도를 방문했을 때를 회고해 나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모디 총리의 깜짝 제안으로 함께 지하철을 타고 삼성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기억이 생생하다"라며 "인도 국민들의 따뜻한 환대에서 모디 총리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모디 총리의 배려로 한국 동포들과 함께 인도 전통 무용단의 공연을 감상하기도 했다"라며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이야기가 담긴 공연을 보며 양국의 오랜 인연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가 보내준 모디 재킷도 아주 근사하다, 몸에 맞춘 듯 편해 자주 입고 있다"라며 "제 아내의 디왈리 축제 참석 때도 여러 모로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감사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디 재킷'을 입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7월) 인도 방문 때 모디 총리의 옷이 멋있다고 했더니 특별히 저의 치수에 맞춰 보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나렌드라 인도 총리 국빈 환영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오찬사를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그는 "인도의 신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은 서로 맞닿아 있다"라며 "우리의 만남 이후 양국의 교역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방산협력의 역사를 다시 썼다"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고위급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협력으로 양 국민이 더욱 행복하고 잘 살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가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자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임을 상기시키면서 "어제(21일) 간디 기념 동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간디의 정신을 기릴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의 형제이자 친구인 모디 총리님, 저는 우리가 나눈 우정의 깊이만큼 양국 관계도 더욱 깊어질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한-인도 양국간의 우호관계를 보여주는 것들
 

▲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국빈오찬. ⓒ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이 모디 총리의 건강과 양국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건배한 뒤 모디 총리가 발언에 나섰다.

모디 총리는 "지난 2년간 저는 문 대통령을 세 번 만났고, 저희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라며 "이 만남을 통해서 저희 두 사람의 생각과 비전이 동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친밀감을 나타냈다.

모디 총리는 "이렇게 상호 정상 방문, 그리고 정상회담들은 인도와 한국 양국이 얼마나 서로에게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라며 "우리 양국 관계는 점점 더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디 총리는 "한국과 인도 간의 우호협력 관계는 허황후 시절인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라며 "유명한 시인 타고르는 1929년 <동방의 등불>이라는 제목의 시를 통해서 한국 국민의 그러한 힘과 저력과 밝은 미래를 칭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 널리 알려진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시 <동방의 등불>은 지난 1929년 4월 2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시다. 이 시를 번역한 시인 주요한은 시의 제목을 '조선에 부탁'이라고 붙였지만 나중에 '동방의 등촉' '동방의 불꽃' '동방의 등불' 등의 제목을 갖게 됐다.

타고르가 같은 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동아일보> 기자로부터 한국 방문을 요청받았지만 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동아일보>에 기고한 시로 알려졌다. 한국의 독립을 바라는 마음에서 보낸 격려의 송시로 평가받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이는 양국간의 우호관계를 보여준다"라며 "아주 오랫동안 진행됐던 한국전쟁 당시 인도인들이 한국을 도울 기회가 있었다, 이것은 양국관계에서 새로운 장을 연 것이었다"라고 한국전쟁 참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인도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11월부터 1954년까지 연인원 627명의 의료부대(인도60공정야전병원부대)를 파병한 바 있다. 관련자료에 따르면 인도 의료부대는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20만 명 이상의 환자들을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이 끝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도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뉴델리에 조속히 세워지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신동방-신남방정책, 양국은 동일한 소망 품고 있음을 보여줘"
 

▲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오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답사를 듣고 있다. ⓒ 연합뉴스


또한 모디 총리는 "저희 양국간의 관계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인도의 젊은이들이 김치와 K-POP(케이팝)을 대단히 좋아한다는 점에서 발견할 수 있다"라며 "이것은 양국 관계의 미래가 굉장히 밝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과 제가 추진하고 있는 신동방정책 간에는 여러 가지 접점이 있다"라며 "바로 이 사실은 양국이 함께 동일한 소망을 품고, 더 나은 미래, 번영, 그리고 평화를 향해서 나아가는 저희의 소망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는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라며 "지난 세월의 긴장과 여러 가지 우려들이 희망으로 변모하는 것들도 보고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문 대통령의 의지와 리더십 덕분이다"라고 문 대통령의 역할을 한껏 추켜 세웠다.

모디 총리는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여정을 저희는 전적으로 지지한다"라며 문 대통령의 건강과 행복, 한국민들의 번영과 진보, 양국간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건배를 제의했다.
 

한-인도 정상, 서로에게 박수를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오찬에서 건배한 뒤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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