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무'통한 산 기운의 진수 보여준 '산수화' 눈길 끄네
석정 양종환 화백의 '평화통일 염원 산하 실경 대작'전시회
▲ 전시작품양종환 동양화백의 대표작품인 '한국의 설악산'이다. ⓒ 김철관
산수화만을 40여 년 고집해온 석정(石亭) 양종환(梁鐘桓·59) 화백의 '평화통일 염원 아름다운 산하(山河) 실경(實景) 대작(大作)'전시회가 지난 20일부터 (오는 3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지하 제2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양 화백의 부모는 6.25 전쟁 때 수복이 되지 않은 북측 강원도 이천군 실향민이었다. 그는 실향민 2세로 현재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가 진전된 가운데, 70여 년간 북한을 가보지 못했던 실향민 1세들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렸다.
▲ 전시작품양종환 화백의 전시작품이다. ⓒ 김철관
그는 조선조 말기 장승업 이후 안중식·조석진 화가 등에서 전승되어온 동양산수화의 맥을 이으며 자기만의 양식을 구축해 온 한국의 대표적 산수화가이기도 하다.
스케일이 큰 대관산수적(大觀山水的) 구도가 특징인 그의 그림에서 산석이나 바위의 넓은 면을 붓으로 대범하게 그어내려 강한 양괴감을 준다. 그리고 그 틈에서 자라 올라 온 소나무와 수목을 표현해 산수의 뼈대와 살과 혈을 이룩하고 있다. 여기에 운무(안개)를 통해 기운이 흐르게 그려낸다.
특히 일부 전시작품에서는 개성적 필묵의 대범함으로 형상을 배치함에 있어 화면 구성과 운용을 보다 정교하게 해 자연의 장대한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다.
23일 오후 전시장에서 만난 양종환 화백은 "이번 전시는 전시주제에 나오듯 평화통일 염원이란 의미를 담아 전시를 했다"며 "실향민 1세대 어르신들이 6.25 전쟁으로 인해 고향을 북에 둔 사람들을 위로 하며, 평화를 염원하는 전시"라고 말했다.
이어 "그 분들은 일가친척들도 만나지도 못하고 오직 고향을 그리워하며 기다리다 그냥 돌아가신 분들이 많다, 하루 빨리 통일이 돼 그립던 고향 땅을 찾아 일가친척 형제들이라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의 뜻을 남북한 산수화 전시를 통해 담았다"며 "과거 남북 교류가 한창일 때 속초에서 배로 북측 금강산에 가 그린 작품도 있고, 남과 북 뿐만 아니라 중국, 네팔 등의 자연을 그린 작품도 있다"고 덧붙였다.
▲ 전시장양종환 화백의 전시작품이다. ⓒ 김철관
화백의 대표 작품인 '한국의 설악산'은 산 기운의 힘찬 생동함을 느끼게 한다. 가을 설악산을 그린 작품인데, 동해안 바닷가가 가깝다보니 산에 운무가 많이 낀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작품을 관람한 오지숙 수필작가는 "산수의 비경을 다양한 풍광으로 담아낸 것 같다"며 "소나무, 바위, 풀, 운무 등과 인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루어진 것 같아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작품을 평론한 최도송(철학박사) 미술평론가는 "쉼 없는 자기 모색을 통해 한국 전통 산수화의 미감을 개성적인 양식으로 그려내고 있다"며 "이번 개인전은 그의 예술적 성과를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 양종환 화백석정 양종환 화백과 대화를 하고 있는 기자이다. ⓒ 김철관
양종환 화백은 열 일 곱살에 그림을 시작해 올해로 산수화만 40여 년째이다. 강원도 철원 출신으로 이북5도청 미수복 강원도 이천군 명예군수이다. 조선시대 단원 김홍도 선생, 소정 변관식 선생 등 산수화가를 존경하고 있고, 산수화 분야에서 입신의 경지로 평가 받고 있는 남강 김원 선생에게 사사를 받았다.
그는 대한민국진경산수화전 최우수상, 강원미술대전 우수상, 전국무등미술대전 특선, 한독미술대전 특선, 국무총리 표창 및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는 일곱 번째 개인전이다. 수많은 단체 및 초대전에 작품을 전시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생묵회 등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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