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지지율 하락이 보수정권 교육 탓? "설훈의 꼰대식 사고"
설 최고, 원인 분석에 비판 쏟아져... 논란 되자 "기성세대 책임 강조" 해명
▲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남소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최고위원인 중진 설훈 의원(경기 부천 원미을, 4선)이 때 아닌 20대 지지율 하락 원인 발언으로 설화를 겪고 있다. 설 의원은 지난 21일 <폴리뉴스>에서 2030 세대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젠더 갈등 충돌도 작용했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교육의 문제도 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이 분들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면서 "결론은 교육의 문제점에서 (해법을) 찾아야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 정부 환원론은 비뚤어진 정세인식" 비판 급물살
그러나 이러한 설 의원의 말은 20대가 처한 실업 및 부족한 일자리 등 어려운 현실은 놔 두고 전 정부에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생물학적 나이로 보면 (그 해석이) 연결 되겠지만, 지지율 하락을 전 정부 환원론으로만 보는 것은 비뚤어진 정세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엄 대표는 이어 "지금 20대들은 촛불로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문재인 정부를 등장케 한 최대 공헌 대상 중 하나다"라면서 "교육을 잘 못받았다기보다, 적극 정치에 참여했다가 실망한 뒤 돌아선 측면이 있는데 그렇게 반응하는 것은 꼰대적 사고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당장 야권의 비판도 쏟아졌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을 계몽과 훈계 대상으로 보는 또 하나의 국가주의적 발상일 뿐이다"라면서 "본의 아니게 박정희 정권의 교육이 민주주의적이라는 칭찬까지 해준 것은 고맙지만, 당내서 비판을 받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비꼬았다.
김홍균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은 설 의원이 '청년혐오'에 동참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20대는 부정에 대항한 촛불 혁명의 모든 과정과 결과에 함께했다"면서 "지금도 우리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세대 겨냥 아닌 구조적 문제 지적" 해명했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설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다시 한 번 교육이 세대에 끼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3가지를 꼽았는데 그게 젠더, 일자리, 교육이었다"면서 "내가 큰 실언을 했나?(언론에서 지적하는) 그런 뜻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설 의원의 이 같은 분석은 당장 마음이 떠난 20대 지지율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 대표는 "조사 때마다 보면 20대 지지율이 완전히 떨어져 나간 것은 아니다. 유보층으로 빠졌다가 다시 지지층으로 돌아오는 현상이 반복된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대응하면, (20대들이) 한국당으로 가지는 않겠지만 종래의 정치 무관심층으로 돌아갈 수 있다. 메시지 관리가 정교하게 이뤄졌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설훈 의원실 관계자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20대만을 지목한 문제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단순히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교육 정책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이야기한 것으로, 결국 그 책임은 기성세대에 있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전반적 민주적 가치를 공유할 수 없었던 (전 정부의) 여건 등 시대상황의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 정부에 대한 20대 지지율은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 41.5%로 전주 대비 4.3% 포인트 추락했다. '문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 또한 51.1%로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8일~2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1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 포인트, 응답률은 5.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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