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인내심 한계 넘어 분노"... 2월 임시국회 무산 선언
24일 긴급 기자간담회 '손혜원 국정조사' 등 재차 요구, 선거제도 개혁 관련 "밥그릇 싸움" 일축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최근 현안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월 임시국회의 사실상 무산을 선언한다. '인내심의 한계'라는 표현을 저번에 썼는데, 이제는 분노에 가깝다."
자유한국당이 2월 임시국회의 무산을 선언하며, '최소한의 요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3월 임시국회에도 등원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또한 여당을 향해 '분노'하고 있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나경원 "여론이 이제 여당 압박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국회를 어떻게 열 것인지에 대해 해야 할 일을 하기 보다는 온통 총선을 위한 정략적‧정치적 놀음에만 '올인'하는 것 아닌가"라며 "여당 소속 시‧도지사를 모두 불러 올려서 또다시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라고 꼬집었다.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용섭 광주광역시장 등 시‧도지사 등이 '5.18 민주화운동의 올바른 인식과 가치 실현을 위한 시‧도지사 공동입장문'을 낸 바 있다. 한국당은 이를, 자당을 향한 정치적 공세로 규정한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시‧도지사들을 보며 안타까웠다. 그들이 할 일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으며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 파탄 난 지역 경제에 대해서 민생을 챙기기는커녕 전부 다 왔다. 일부 단체장은 어제도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들이 할 일을 하지 않고 국회에 와서 여당의 정치공세에 함께하는 것을 보며, 여당은 과연 국회정상화보다 야당을 향한 정치적 공세를 이어가는 데만 관심이 있구나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두고 "결국은 이념 갈라치기"라고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를 열고 민생을 챙기는 것보다는 저희 당을 역사왜곡당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장외집회를 열고, 오늘 시‧도지사 간담회를 열었다"라며 "그게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인가"하고 규탄했다.
또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정조사‧특검 등 국회 복귀 조건으로 한국당이 내걸고 있는 조건에 대해 "사실 한국당은 국회의 등원 요건을 매우 약한 단계로 요구하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지 않는 여당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 요건이 갖춰지면 저희는 국회에 등원하려고 한다"라며 "여당이 이런 방탄 국회를 하는 게 자기네 모든 비리를 덮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이전부터 정부‧여당을 향해 김태우 특검, 신재민 청문회 등 여러 조건들을 내걸었지만, 특히 국회 등원의 최소 조건으로 '손혜원 국정조사'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가 이런저런 말씀드리기조차 구구하다"라면서 "어제부터 많은 카카오톡 메시지와 문자들 봤는데, 빨리 특검법안 상정해달라고 이야기한다. 국민들의 요구를 이렇게 철저하게 외면하는 여당에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제도 개혁, 국민들은 관심 없는 밥그릇 싸움"
나 원내대표는 야당을 향해 국회 복귀를 요구하는 여론에 대한 질문에 "여론이 오히려 (야당이 아닌) 여당을 압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여당이) 역사왜곡 프레임을 씌우려고 별 거를 다하고 있는데, 이제는 여론이 오히려 여당을 압박할 거라고 생각한다"라는 답으로 대신했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국회의장 및 원내5당 대표 회동에 대해서도 "국회의장께서 내일 또 만나자고 하셨는데, 의장께서 여당에게 문제 해결하라는 얘기는 안 하시고 (야당) 야단만 치시니, 과연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대해 "밥그릇 싸움"이라고 규정하며 논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국회가 지금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선거제도 개혁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은 관심 없는 밥그릇 싸움에 올인하는 듯 하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지금 저희 당을 빼놓고 민주당과 다른 야당 간에 오고가는 이야기를 보면, 국회의원 의석수를 330석 정도로 늘리자는 이야기"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초과의석이 발생하게 되어 있다. 결국은 330석이 나중에 400석도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국회의원 늘리는 데 찬성할 수 있겠느냐"라며 "세금 잡아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라고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저희 당은 의석수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감축하자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의석수 확대에 대한 논의에는 답할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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