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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TK도 부유세 찬성 높다... 국민 3명 중 2명 초고소득자 부유세 도입 찬성

[오마이뉴스 주간현안 여론조사] 전 연령·전 지역에서 찬성 응답 높아... 반대는 27.2%

등록|2019.03.13 07:32 수정|2019.04.23 12:07
 

▲ ⓒ 리얼미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가 최근 국회에서 초고소득자에 대한 부유세 도입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2명은 소득 불평등 완화와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부유세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1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초고소득자 부유세 도입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찬성 응답이 67.0%로 반대(27.2%)를 두 배 넘게 앞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찬성 응답 중 '매우 찬성'이 40.5%, '찬성하는 편'이 26.5%로 조사됐다. 반대 응답은 '반대하는 편'이 17.8%, '매우 반대'는 9.4%에 그쳤다.

보수 성향 강한 60대 이상, TK에서도 찬성이 더 높아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점은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도 찬성 응답이 절반 넘게 나왔다는 사실이다. 60대 이상의 경우 찬성이 55.8%로, 반대 34.7% 보다 높았다. 다른 연령층의 경우 40대의 찬성 응답이 80.5%로 가장 높았고, 30대(72.7%), 19세·20대( 67.5%), 50대(63.5%)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역시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TK)에서 찬성이 69.5%로, 반대 26.9%를 크게 앞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제주는 찬성 47.2%로 유일하게 반대(52.8%)가 더 많았다. 다른 지역의 경우 찬성 응답은 광주·전라에서 81.0%로 가장 높았고, 경기·인천(69.1%), 강원(68.7%), 대전·충청·세종(67.4%), 서울(61.7%), 부산·경남·울산(60.3%) 순이었다.

이번 조사결과를 지지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찬성이 92.3%로 반대(5.2%)를 압도했다. 바른미래당 지지층은 찬성 56.1%, 반대 36.9%, 민주평화당 지지층은 찬성 92.6%, 반대 7.4%, 정의당 지지층은 찬성 83.8%, 반대 8.5%로 조사됐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경우 찬성이 39.1%로 반대 56.8%에 못미쳤다.

이념 성향별로 살펴봐도 보수층을 제외한 진보·중도층은 부유세 찬성 의견이 높았다. 진보층의 경우 찬성 응답이 82.6%, 반대는 14.1%였고 중도층은 찬성이 72.3%, 반대가 21.3%로 조사됐다. 보수층의 경우엔 찬성이 40.3%, 반대가 56.9%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고,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법으로 선정했다. 전국 19세 이상 성인 5856명에게 접촉해 최종 501명이 응답을 완료, 응답률은 8.6%였다. 통계보정은 2019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대선 쟁점으로 떠오른 부유세 도입
 

한국당 향해 연설하는 홍영표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석을 바라보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초고소득층에 대한 부유세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 남소연


이처럼 부유세 도입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게 나타난 것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소득 불평등과 그에 따른 양극화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극심한 양극화를 완화할 조세 정책으로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해외에서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들이 부유세를 대표 공약으로 들고 나오면서 2020년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하버드대 교수 출신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은 재산 5000만 달러 이상의 부자에겐 2%, 10억달러 이상 부자에겐 3%의 재산세율을 부과하는 '초백만장자 세금'을 공약으로 내놨다.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도 상위 0.2% 부자들의 상속 소득에 최대 77%의 상속세율을 부과하는 '99.8%를 위한 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미국 국민들의 지지도 높다. 미국에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부자 증세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4일 공개된 폴리티코-모닝컨설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데 찬성한 응답은 76%나 됐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가 지난 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연 10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들에 대한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데 찬성한 응답자가 공화당원 54%를 포함해 70%에 달했다. 지난달 1,2일 실시된 다른 폴리티코-모닝컨설트 조사에서는 워런 의원이 제안한 '초백만장자 세금'에 대해 61%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당 원내대표의 부유세 필요성 언급, 국회 차원 논의 시작될까

국내에서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같은 미국의 부유세 논쟁을 언급하면서 불평등과 양극화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 또한 지속적으로 커져 2017년 기준으로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50%를 가져간다"라며 "미국 다음으로 심각한 수준인 우리의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사실상 국회 차원의 부유세 도입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부유세 도입에 대한 국민들의 찬성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정부·여당발 부유세 도입 논의가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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