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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나경원 파이팅"... 한국당, 홍영표 제소로 맞불

13일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 열고 민주당 맹비난... "격려 전화 90%" 자화자찬

등록|2019.03.13 11:31 수정|2019.03.13 13:59
 

"잘했어" 한 마디에 표정 풀린 나경원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염두에 둔 이주영(오른쪽) 의원의 "잘했어" 한마디에 표정을 풀고 있다. ⓒ 남소연

"우리는 제1야당의 대표연설을 방해한, 특히 제일 먼저 방해한 홍영표를 윤리위 제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한국당)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이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 윤리위 제소 방침을 밝힌 데 대한 '맞불'이었다.
 

황교안 취임 후 '친박의 귀환'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사무총장에 4선의 한선교(경기 용인병)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에 초선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을 임명했다. 황 대표가 취임하고 당내 핵심 요직인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이 모두 '친박계' 인사로 채워지면서 뒤로 밀려나 있던 '친박'그룹이 다시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6일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 주재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한선교 사무총장과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한선교 사무총장이 '원조친박'으로 분류된다면, 추경호 전략부총장은 황교안 국무총리 시절 국무조정실장을 지내 황 총리를 보좌한 이력이 있다. ⓒ 남소연

한선교 한국당 사무총장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서 당 국민소통센터에 하루종일 걸려온 전화의 90% 정도가 격려의 전화"라면서 "다시 한 번 나경원 파이팅을 외친다"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있었던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해 논란이 됐다. 이에 격분한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여야 갈등이 폭발했다. (관련기사: 국회 난장판 만든 나경원의 여덟글자)

한선교 사무총장은 "어제 그 장면은 오만과 독선의 민주당 민낯을 보여준, 국회 망신의 한 장면"이라고 규정했다.

나경원 "국민들 속 시원했다고 말씀해주셔"

 

자리로 향하는 나경원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정용기 정책위의장. 아래는 이주영 의원. ⓒ 남소연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시간 대부분을 민주당 비난에 할애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저의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에 대해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했다"라면서 "국민들은 역대 최고로 속 시원했다고 말씀들 해주신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여당의 태도를 보면서 정말 '귀 닫는 정부 여당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라면서 "국민의 목소리, 아우성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이야기조차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다.

나 원내대표는 "윤리위 제소는 한마디로 견강부회의 모습"이라면서 "대한민국 국격을 위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품격을 이야기하는데 윤리위 제소를 이야기 하는 건 정말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반발했다. 그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제소는 국민을 제소하는 것"이라며 "야당 원내대표의 입을 틀어막는 건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원수모독이라는 말 자체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라면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국가원수 모독죄를 발언한 건 스스로 좌파 독재를 고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신성한 민의의 정당에서, 제1야당 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대해서 여당 의원들이 보인 반응은 좌파 전체주의 모습"이라며 "전체주의가 극심해질 때 보이는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언동들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난장판을 벌였으면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 이후 보이고 있는 반응은 정말 적반하장이자 언어도단"이라고 분노했다.

정 의장은 "의회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의심하는 날이었다"라면서 "제1야당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회부하겠다는데, 유신시대 이후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는 일은 없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홍영표 제소 여부는 의원총회 후 결정"
 

표정 풀린 나경원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염두에 둔 중진의원의 "잘했어" 한마디에 표정을 풀고 있다. ⓒ 남소연


국회 부의장이기도 한 이주영 의원은 "어제 의회 민주주의 전당인 본회의장에서, 그것도 제1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하는 자리의 행태에 대해서, 회의장의 질서를 유지해야하는 의장단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민주당에서 국가원수 모독죄를 들먹이는 걸 보니, 청와대의 눈치를 봐도 너무 보는게 아닌가"라며 "지금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국가원수 모독죄가 언제 부활되었느냐는 비아냥이 들끓고 있는 걸 민주당은 돌아봐야한다"라고 지적했다. 이후 심재철‧정우택‧홍문종‧유기준 등 중진의원들은 모두 돌아가면서 민주당을 비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영표 원내대표 윤리위 제소 여부의 최종 결정은 의원총회 이후에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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